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9.18.

오늘말. 도리다


한가위나 설날에 시골로 가는 서울사람은 왜 불꽃놀이를 하고 싶을까요? 마을사람이 불꽃놀이를 반긴다고 여길까요? 마을이며 고을에 누가 사는지 아랑곳을 안 하는 탓일까요?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여태 본 대로 합니다. 이제까지 듣고 겪은 대로 합니다. 옳게 그러모으든 그르게 어지럽든, 오늘까지 살아온 나날을 갈무리해서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동그랗게 자른다고 해서 ‘도리다’인데, ‘도리기’라는 낱말이 따로 있어요. 여러 사람이 서로 돈을 나누어 내면서 이 뭉칫돈으로 즐겁게 먹을거리를 거두어서 누리는 자리를 가리키는 ‘도리기’입니다. 한가위나 설날이면 시골마다 부릉부릉 매캐하고 시끄럽지만, 몇날 지나면 다시 고즈넉합니다. 그냥그냥 오며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시골에서 풀벌레노래를 듣는다면, 들빛과 하늘빛을 새롭게 살핀다면, 고요하면서 짙푸른 숲내음을 길어올려 고루 섞는 마음으로 선다면, 외길 아닌 고루길을 이루는 숲빛으로 닿을 만하다고 봅니다. 이곳에서 이 작은 풀꽃을 들여다봅니다. 사람도 푸나무도 새도 하나되는 길을 추스릅니다. 하늘로 가까이 서는 한가위로 누구나 잇닿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걷다·거두어들이다·거두다·갈무리·모으다·모이다·모둠길·그러모으다·뭉치다·받다·버무리다·섞다·나누다·노느다·도리다·가다·가깝다·긷다·되다·닿다·담다·맞닿다·잇닿다·추스르다·추리다·추렴·살피다·같이내다·함께내다·듣다·오냐·네·끄덕이다·하나되다·한곳보기·외길보기 ← 수렴(收斂)


고을사람·고장사람·골목사람·마을사람·사람·사람들·이곳 사람·텃사람·텃내기·텃꾼·누구나·누구든지·누구라도·누구도 ← 주민(住民)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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