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배우자’란 2024.9.1.해.
바꿨으면, 조금 앞서까지 있던 허물과 허울은 다 내려놓으렴. 바꿨더라도, 예전 허물과 허울을 되새기고 뉘우칠 수는 있어. 그러나 바뀐 뒤에는 이제부터 새로 나아가는 길을 바라볼 노릇이란다. 바뀌었는데도 예전 허물과 허울을 자꾸 되새기거나 뉘우칠 적에는, 자칫 예전대로 돌아가려는 쳇바퀴일 수 있단다. 네가 ‘배우는’ 사람이라면 날마다 배울 테지. 모든 날과 모든 때와 모든 곳에서 배우겠지. 모든 일에서 배울 테고, 모든 말을 배우게 마련이야. ‘배우는’ 사람은 안 잊어. 안 잊으니 안 잃어. 배우는 사람은 안 붙잡아. ‘받아들이는’ 배움길이란, 스스로 받아서 스스로 살리는 하루야. ‘붙잡기’란 “틀·굴레를 똑같이 따라가려는 짓”이지. 허물이나 허울을 배웠으면, 이제는 따뜻하게 녹여서 새몸으로 나아가면 돼. 네가 볼 곳은 “너는 그 허물을 쓰던 놈이잖아!”나 “너는 그런 허울을 쓰던 녀석이잖아!”일 수 없어. 너는 “허물을 벗고서 거듭난 빛”을 바라고 바라볼 일이야. 너는 “허울을 내려놓고서 온넋으로 깨어난 숨결”을 그리고서 품을 일이지. 허물은 허물면 돼. 허우대를 자랑하는 허울은 허우적거리는 수렁이니까, 가볍게 벗어던지면 돼. 문득문득 이 한 마디, “배우자!”를 새겨 봐. 배우고 익히고 가꾸면서 하루를 살아 봐. 바라보고 알아보고 나아가 보면서 이곳에 있는 너를 느껴 봐. 배우기에 말을 할 수 있어. 배우지 않으니 말을 못 하거나 ‘말시늉’을 잔뜩 부린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