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9.9. 누가 하는 말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대수롭지 않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스스로 살필 일이고, 우리가 소리로 옮기는 모든 말은 늘 내 마음을 이루는 줄 알아볼 노릇이다. 둘레에서 누가 깎음말을 한다면 이 깎음말은 늘 그사람이 그사람한테 뱉는 깎음말일 뿐이다. 그사람 깎음말은 우리를 못 건드린다.

나도 너도 스스로 어떤 말을 혀에 얹는지 늘 돌아볼 일이다. 내가 하는 말은 바로 나를 바꾸고, 네가 하는 말은 바로 너를 바꾼다.

서로 물들일 수 있을 테지. 그러나 풀꽃나무를 보자. 쑥잎에서는 쑥내음이 난다. 강아지풀에서는 강아지풀내음이 난다. 모과잎에서는 모과내음이 난다. 서로 한자리에 있어도 다른 풀내에 잎내에 나무내가 퍼지면서 어울린다.

누가 무슨 책을 읽든 대단하지 않다. 우리는 저마다 오늘 스스로 배울 이야기를 헤아리면서 다 다른 책을 손에 쥔다. 좋거나 나쁘거나 놀랍거나 어리석은 책이 아니다. 다 다르게 마주보며 배우는 햇살이요 바람이요 별빛이며 빗물이다. 남들이 많이 읽으니 굳이 우리가 따라서 읽어야 하지 않는다. 스스로 무엇을 배우면서 하루를 어떻게 노래하려는지 살피기에 저마다 아름답다.

저놈을 탓할 적에는 으레 저놈을 쳐다보느라, 우리 마음과 길과 꿈을 스스로 멀리하다가 그만 잊는다. 누구나 바로 스스로 돌아보고 살펴보고 지켜보는 사이에 스스로 눈을 뜨고 귀를 연다.

이곳에 어느 멧새가 찾아오는지 살핀다. 오늘 이곳에서 만나는 새가 들려주는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어느 새가 노래하든 우리 하루는 매한가지이다. 누구나 스스로 노래하기에 하루가 밝다.  저마다 기쁘게 꿈꾸기에 어느새 환하게 깨어난다.

ㅅㄴㄹ

#살림말 #숲노래살림말 #숲노래 #최종규 #누가하는말 #말넋 #삶넋 #숲노래노래꽃 #세계 #하루꽃씨 

부산전철을 타고 움직이며
글을 쓰다가
내릴 곳을 한참 지나쳤다.
엉뚱한 곳에서 내린 뒤 돌아간다.
나부터 똑바로 넋을 차리고서
느긋이 걸어야겠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