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9.5. 나한테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나한테는 누가 이웃일까 하고 돌아봅니다. 담벼락을 맞댄 옆집이 이웃일까요? 나고자란 고장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이웃일까요? 책숲이웃으로 지내는 숱한 사람들이 이름 그대로 이웃일까요? 내가 걸어가는 숲길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띄우는 사람이 이웃일까요?
나한테는 새와 풀꽃나무와 해바람비와 돌흙나무가 이웃이라고 여깁니다. 나한테는 뭇사람 누구나 “이웃 사이”에 있는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나한테는 풀벌레하고 벌나비가 이웃이요, 잠자리하고 매미가 이웃이며, 거미와 개구리와 구렁이가 이웃입니다. 나한테는 별과 바람과 바다가 이웃입니다. 나한테는 이 여러 이웃을 이웃으로 느끼는 누구나 이웃입니다.
낫으로 풀을 쳐야 할 때가 있고, 나무를 땔감으로 삼거나 책걸상을 짜거나 종이로 바꿀 수 있어요. 그런데 나무를 여러 길로 다루거나 쓸 일이 아니라면, 모든 나무는 그곳에서 그대로 아름드리로 우거질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웃이거든요.
이웃이란, 내가 선 이곳에서 잇는 숨결이라는 뜻입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기에 이웃입니다. 별이라는 이웃을 함께 바라보기에 이웃이요, 나비춤을 나란히 지켜볼 줄 알기에 이웃입니다.
먼먼 옛날부터 모든 사람은 누가 이웃인 줄 어질고 슬기롭고 참하게 알고 나누었다고 느낍니다.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누가 이웃인 줄 쓸쓸히 잊고 안쓰럽게 잃고 어리석게 등돌린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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