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비키니 2024.8.17.흙.



이 별에서 ‘핵무기 실험’을 얼마나 자주 많이 했는지 낱낱이 아는 사람은 몇일까? 핵무기는 아니어도 다른 ‘전쟁무기 실험’을 날마다 온갖 곳에서 끝없이 벌이는 줄 얼마나 알까? ‘전쟁무기·핵무기 실험’도 끔찍할 텐데, ‘농약·화학약품 실험’도 그야말로 끔찍해. ‘화장품·의약품 실험’도 끔찍하지. 펑펑 터뜨릴 적마다 땅이 죽고 하늘이 울고 바다가 메말라. 네가 못 보거나 안 보는 데에서 터뜨리더라도 너희 집과 마을도 ‘전쟁무기·핵무기 실험’에 따라서 망가진단다. 모든 ‘죽여보기(실험연구)’는 바로 늘 이 별에서 벌이거든. 보렴. 어느 ‘과학실험’이든 “살리는 길 알아보기”가 아니란다. “잘·많이 죽이는 길을 알아보기”일 뿐이야. “써도 될 만한 것”을 ‘실험’할 까닭이 없어. 척 보아도 아슬하거나 아찔하거나 아플 만하기에 ‘실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과학연구’라는 이름까지 더 붙이지. 알차거나 아름답다면 그냥 퍼뜨리고 나누게 마련이야. 안 알차고 안 아름다우니까, “이만큼 목숨을 바로 빼앗지는 않는다”고 하면서,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둘러대면서, 뜬금없는 잣대를 세운단다. ‘페트병’에 물을 담아도 “페트병 때문에 바로 죽지 않는다”고 할 텐데, 빈 페트병이라는 엄청난 쓰레기더미는 이 별을 살릴까? 미리맞기(예방주사·백신)를 놓은 바늘과 ‘플라스틱 막대’는 이 별을 살릴까? 태평양 작은섬 ‘비키니’에 핵무기를 잔뜩 퍼부은 사람들은 이 별을 더더 죽이는 짓을 일삼았어. 대통령·장관·군인뿐 아니라, 과학자와 기자와 작가도 나팔을 불었어. 예부터 사람들은 ‘과학실험’을 안 했단다. “사랑으로 살림을 하면서, 삶을 짓고, 하루를 가꾸어서, 언제나 서로 기쁘게 어울리는 오늘”을 씨앗 한 톨로 폈어. 또다시 ‘비키니섬’을 만들겠니? 이제부터 ‘살림길’을 보겠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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