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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너스의 열매 7
히가시모토 토시야 지음, 원성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9.5.
책으로 삶읽기 954
《플라타너스의 열매 7》
히가시모토 토시야
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3.6.30.
《플라타너스의 열매 7》(히가시모토 토시야/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3)을 돌아본다. 어린돌봄터(소아과병원)에서 겪는 하루를 들려주는데, 돌봄터에는 큰앓이로 흔들거리거나 지친 아이가 들어가겠지. 가볍게 앓을 적에는 굳이 돌봄터에 갈 일이 없다. 우리는 마을을 어떻게 가꾸는 하루일까? 큰앓이가 아닌 가볍게 앓을 적에도 으레 돌봄터부터 찾는가? 아니면, 가볍게 앓을 적부터 가볍게 쉬고 느긋이 몸을 달래는가? 돌봄터에 안 가기에 안 낫지 않는다. 돌봄터에만 가야 낫지 않는다. 가볍게 앓을 적부터 모든 일을 내려놓고서 하루를 고요히 쉴 줄 알아야 안 아프고 안 앓는다. 돌봄이(의사)를 잔뜩 늘리면 앞날이 안 걱정스러울까? 마흔 해쯤 앞서부터 논밭에서 일할 사람이 모자랐는데, 이 나라 어린이를 논밭일꾼으로 키울 배움틀은 있는가? 이웃나라 일꾼만 들여오면 “일손이 없는 시골”을 숨길 수 있는가? 왜 나라 곳곳이 “사라질 곳(인구소멸예정지)”이겠는가? 죄다 서울로 보내어 벼슬(의사·판사·검사·법관·공무원)을 거머쥐려고 하니까 온나라가 흔들린다. 생각해 볼 일이다. 굳이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살아야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수 있는가? 구태여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길잡이(교사) 노릇을 해야 잘 가르치나? 아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스스로 놀 틈을 빼앗기고, 스스로 놀 줄 잊어버렸다. 어버이가 집에서 말을 안 가르치면서 아이도 어른도 말빛(문해력)이 엉망이다. 나라는 휘청이다가 쓰러져도 된다. 어설픈 우두머리에 벼슬꾼이 가득한 굴레는 걷어내야지. 그러나 다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깃드는 ‘집·보금자리·둥지’를 살릴 노릇이다. 아이들은 누구나 집일과 집살림부터 익힐 노릇이고, 마당과 텃밭을 즐길 노릇이다. 집에서 손수 가꾸고 짓는 길부터 익히고 나서야 따로 배움터를 다녀야겠지. 이렇게 거듭나야 “돌봄터에 가야 할 적”에도 알맞게 갈 테지만, 스스로 기쁘게 일하고 놀고 쉬고 노래하는 사람은, 처음 태어나서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굳이 돌봄터에 가야 할 일이 없게 마련이다. ‘허울(공공기관·학교·병원)’이 지나치게 많다.
ㅅㄴㄹ
“매뉴얼대로 하는 게 다가 아냐. 자신의 소중한 사람에게, 자기만 표현할 수 있는 요리도 못 만들어 주면서 뭘 하겠다는 거야?” (35쪽)
“여기 있는 아이들은 말이지, 하고 싶은 일을 대부분 참고 있어. 반대로 하고 싶지 않은 일,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지.” (60쪽)
“하지만 그때 생각했어. 가게라는 건 지역 사회를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과 거리를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84쪽)
“엄마가 옛날에 이런 얘기를 했어. ‘의사가 병을 고치는 게 아니라, 몸이 병을 고치는 거다’라고.” (187쪽)
#東元俊哉 #プラタナスの実
드레스 코드가 있을지도 모르고 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 차림새가 있을지도 모르고 걱정 끼치면 안 되니까
→ 옷꽃이 있을지도 모르고 말썽 끼치면 안 되니까
→ 맨드리가 있을지도 모르고 부끄러우면 안 되니까
16쪽
알바도 멋대로 시작하고, 아토피 치료도 관두고
→ 곁일도 멋대로 하고, 살갗앓이도 안 돌보고
→ 틈일도 멋대로 하고, 살갗앓이도 안 살피고
32쪽
가족과 절연하고 도쿄로 떠났잖아
→ 집과 갈라서고서 도쿄로 떠났잖아
→ 집안과 끊고서 도쿄로 떠났잖아
37쪽
병마와의 싸움에는 끝이 없지
→ 아파서 싸우면 끝이 없지
→ 앓는 싸움에는 끝이 없지
62쪽
요식업을 하겠다면 더욱 신경 써야지
→ 밥일을 하겠다면 더욱 마음써야지
→ 밥장사 하겠다면 더욱 애써야지
71쪽
청결함과 보습을 챙겨야지
→ 깨끗하고 촉촉해야지
→ 깔끔하고 촉촉해야지
72쪽
그건 플라타너스의 열매야
→ 방울나무 열매야
→ 버즘나무 열매야
186쪽
이 나무 아래에서 의학을 가르쳤다
→ 이 나무 곁에서 돌봄길을 가르쳤다
18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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