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길어도, 아이스크림
니나 블리세르트 지음, 이호은 옮김 / dodo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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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8.27.

그림책시렁 1451


《줄이 길어도, 아이스크림》

 니나 블리세르트

 이호은 옮김

 dodo

 2024.6.28.



  얼추 한 해 만에 얼음(아이스크림)을 맛본 열네 살 작은아이는 “이렇게 너무 단 것을 예전에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겠어.” 하고 말하면서 웃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저는 열너덧 살 즈음부터 얼음을 멀리했습니다. 스스로 사먹지도 않고, 누가 사준다고 해도 손사래쳤습니다. 그러나 일고여덟 살이나 열세 살 언저리까지는 얼음을 꽤 즐겼어요. 퍽 어릴 적에는 왜 즐겼고, 그 나이가 지난 뒤부터는 왜 아예 안 쳐다보는가 하고 곱씹으면서 《줄이 길어도, 아이스크림》을 읽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바라는 길을 누리고 싶어서 온마음을 쏟는 하루가 애틋하면서도, 아이가 스스로 새롭게 마주하면서 품을 길을 둘레에서 그다지 못 보여주거나 안 보여주는 삶일 수 있겠다고 느낍니다. 어느 어린이도 처음부터 얼음을 알지 않습니다. “어린이라면 얼음을 좋아하겠거니” 여기면서 숱한 ‘나이든 사람’이 얼음을 건네어 혀를 홀릴 뿐입니다. 어린이라서 달콤알(사탕)을 좋아하지 않아요. ‘나이든 사람’이 어린이를 길들이면서 달콤알을 내밀 뿐입니다. 온누리 아이들이 하염없이 개미를 지켜보고 나비를 바라보고 구름을 올려다보고 비노래를 듣던 삶을 되찾을 일이라고 느낍니다. ‘어른스럽지 않은 채 나이만 먹은’ 우리는 언제쯤 바뀔까요?


#GLASSKON

#Nina Blychert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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