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8.10.

오늘말. 소리지기


노래를 하는 노래꾼이 꼭 노랫결을 잘 알거나 살피지는 않는다더군요. 노래를 뽑는 목소리는 빼어나더라도, 가락과 결과 숨을 가다듬는 길을 모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로 소리지기가 있고, 소리꽃님이 노랫결을 추스르거나 이끈다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가 저마다 살림꾼이라는 자리에 서기까지 어버이를 비롯한 숱한 어른이 곁에서 살림지기로서 북돋웁니다. 살림꽃을 일굴 줄 아는 분이 부드러이 가르치고 물려주고 알려주니, 너도 나도 우리 집에서 즐겁게 사랑노래를 부르면서 살림꾼뿐 아니라 사랑꾼으로 설 만합니다. 살살 다독이면서 달콤하게 이야기합니다. 꽃물살을 타듯 꾀꼬리가 노래하고, 꽃나래로 하늘을 누비듯 우리 손길이 사랑스레 빛납니다. 노래씨앗을 놓습니다. 살림씨앗을 묻습니다. 사랑씨앗을 심습니다. 꽃날을 누리는 마음으로 주고받는 말씨앗도 나란히 대면서 어깨동무를 합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푸른별은 노래별일 만합니다. 우리가 서로 아끼는 이 파란별은 사랑별일 만합니다. 소리꽃 한 자락을 뽑습니다. 사랑꽃 한 송이를 쓰다듬습니다. 오늘 하루는 꽃날입니다. 꽃너울을 타는 멧새가 곁에서 노랫자락을 폅니다.


ㅅㄴㄹ


노래꾼·노래님·노래지기·노래꽃님·노래꽃지기·노래별·노래꽃별·노래샛별·소리꽃·소리빛·소리꾼·소리님·소리지기·소리꽃님·소리꽃지기·소리별·소리꽃별·소리샛별·꾀꼬리 ← 가수, 뮤지션, 보컬리스트


사랑날·사랑노래날·사랑노래·사랑맺이철·사랑짓기철·사랑철·꽃길·꽃날개·꽃나래·꽃물결·꽃물살·꽃너울·꽃날·꽃나날·꽃철·달콤날·달콤철·달콤달 ← 발렌타인데이(밸런타인데이)


넣다·놓다·대다·서다·세우다 ← 주차, 파킹, 발레파킹(Valet parking)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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