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8.6.
숨은책 915
《틀리기 쉬운 조선어문제》
전병선 글
동북조선민족교육출판사
1992.3.
‘한겨레 두나라’로 여기는 우리나라인데, 어느덧 남녘하고 북녘은 ‘한말글 두말빛’이라고 볼 만합니다.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는 글씨이지만, 남녘은 ‘한글·한말’이요, 북녘은 ‘조선글·조선말’입니다. 글씨하고 말씨를 가리키는 이름도 갈리는 두나라이니, 맞춤길도 띄어쓰기도 다릅니다. 북녘에서 나고자란 뒤에 남녘으로 건너오는 모든 사람은 ‘다른 두말빛’ 때문에 꽤 버겁거나 헤맵니다. 《틀리기 쉬운 조선어문제》는 북녘하고 연변에서 ‘조선말을 알맞고 바르게 쓰는 길’을 짚습니다. 남녘에서 바라보는 눈이며 길하고 적잖이 다릅니다. 다만, 남녘이 옳다거나 북녘이 옳다고 가를 수 없고, 어느 쪽이 낫다고 따질 수 없어요. 두나라는 두살림을 짓는 동안 시나브로 다른 살림빛을 글씨하고 말씨에 담았어요. 이뿐 아니라, 북녘은 러시아말하고 중국말을 듬뿍 받아들였고, 남녘은 미국말(영어)하고 일본말을 잔뜩 맞아들였습니다. 여러모로 본다면, ‘두나라 한겨레’가 앞으로 어깨동무를 할 ‘두말빛 한말글’은 두나라 어느 쪽에도 안 기울면서 ‘수수한 사람들 살림살이’를 바탕으로 ‘푸른 들숲바다’를 헤아리는 글씨하고 말씨로 거듭날 노릇이지 싶습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를 생각하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헤아리면서.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