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8.6.

오늘말. 둘레찾기


노려본다고 해서 안 달라집니다. 부라린들 우리 눈만 아픕니다. 희번덕거리는 이는 남이 시키는 대로 휘둘리다가 스스로 망가져요. 우두머리는 사람들이 서로 몰래눈으로 엿보기를 바랍니다. 서로 샛잡이처럼 쏘아보면서 길미를 챙기라고 부추깁니다. 사람들이 엿듣기를 멈추고서 마음빛을 돌아보는 길로 돌아설 적에는, 어떤 우두머리도 자리를 못 지켜요. 우리가 사잇꾼 노릇을 그만두고서 기웃질이 아닌 지켜보기로 거듭난다면, 어떤 힘꾼도 함부로 못 굽니다. 늙는 까닭이 있고, 안 늙는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몰래몰래 뒷돈을 꿰차려고 하니까 늙어요. 스스럼없이 사랑을 밝히니까 안 늙어요. 나이가 어리기에 젊지 않아요. 뭔가 놀라운 밥을 먹어야 젊지 않습니다. 절뚝거리는 어린 나이가 아닌, 푸르게 빛나는 참한 나이로 나아가려고 할 적에 안 늙어요. 나이가 적어야 하지 않아요. 언제나 새봄을 맞아들이는 짙푸른 숨결일 적에 환합니다. 담벼락은 얼핏 탄탄해 보일 테지만, 숨구멍을 스스로 틀어막은 얼거리이니, 오히려 속부터 닳고 낡아요. 마음을 틔우고 눈귀을 열기에 튼튼합니다. 자, 이제부터 온누리를 살펴봐요.  꿈그림을 짓고 둘레찾기에 나서요.


ㅅㄴㄹ


노려보다·넘겨보다·부라리다·쏘아보다·희번덕·몰래꾼·몰래눈·몰래보다·몰래찾다·몰래듣다·숨은눈·숨어보다·숨어찾다·보다·들여다보다·돌아보다·속보다·엿보다·엿듣다·살펴보다·살피다·기웃거리다·두리번거리다·쳐다보다·지켜보다·지켜서다·지키다·사냥개·눈·눈길·눈매·눈초리·눈귀·사잇놈·사잇꾼·사잇잡이·사잇보기·샛놈·샛꾼·샛잡이·샛보기·틈새놈·틈새꾼·틈새잡이·틈새보기 ← 감시(監視), 김시자, 감시역(かんしやく監視役)


안늙·안 늙다·늙지 않다·젊다·젊은길·젊은피·새봄·짙푸르다·푸르다·탄탄하다·튼튼하다 ← 노화방지, 항노화(抗老化), 안티에이징(アンチ エ-ジング/anti-aging)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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