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8.1.

숨은책 948


《반공 교육 문고 : 검은 손 붉은 손》

 오세발 밑틀

 오세발·김병태·박경용·정성환·조장희 글

 남열 그림

 박춘근 엮음

 이은상 추천사

 한국 어린이 반공 교육 지도회

 1979.5.30.



  거나한 술자리에서 아가씨를 끼고서 해롱거리던 그분이 1979년 10월에 고꾸라지지 않았어도, 사람들은 들불처럼 일어나서 그분을 끌어내렸으리라 봅니다. 그무렵 언저리까지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붙잡히거나 목숨을 빼앗기기까지 했지만, 총칼과 주먹과 발길질로 억누르는 바보나라는 오래가지 않게 마련입니다. 《반공 교육 문고 : 검은 손 붉은 손》은 사람들 눈을 가리던 여러 가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반공’이면 그저 옳을 뿐 아니라, ‘반공’을 안 외치면 ‘간첩’으로 내몰던 민낯을 드러내지요. ‘한국 어린이 반공 교육 지도회’는 아직도 있을까요? 이곳에 이름을 올리면서 돈·이름·힘을 거머쥔 적잖은 글바치는 으르렁거렸고, 떵떵거렸고, 어린배움터에서 가르치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쥐락펴락했습니다. 김병태(동화작가)·박경용(시인·아동문학 평론가)·오세발(동화작가)·정성환(번역문학가)·조장희(동시인) 같은 이들 가운데 어느 누가 ‘군사독재 부역자’로 달게 값을 치른 적이 있을까요? 너무 늦지 않게 “군사독재 부역자 인명사전” 같은 꾸러미가 나와야겠지요. 글로, 그림으로, 펴낸이로, 추킴글을 쓴 끄나풀로, 어린이를 속이고 등친 무리는 두고두고 이름을 남겨서 ‘그들’이 ‘그분’을 우러르면서 무슨 짓을 벌였는지 낱낱이 알려야, 비로소 바보스런 발자국을 되풀이하는 일이 사라질 테지요.


이들은 일단 간첩으로 남파되어 거점을 확보하면, 자신의 연령 지식 정도에 따라서 남한의 중견 인물이나 말단 공무원, 불평분자, 방랑자, 학생 들을 포섭하여 조직을 확대시키고 사회의 불안을 조성시키는 것이다. (9쪽/간첩은 물처럼 스며든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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