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6.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방윤희 글·그림, 생각정원, 2023.11.24.
아침에 비가 오는 듯싶다가도 빗방울이 살짝 듣는구나 싶다가도, 그저 구름바다인 채 하루가 흐른다. 헛간 담벼락으로 하늘타리꽃이 피어난다. 하늘타리꽃을 해마다 보면서 “하늘타리는 하늘타리로구나” 하고 느낀다. 누가 이 이름을 처음 붙였을까 하고 돌아보다가도, ‘타리’나 ‘타래’ 같은 낱말이 얽히는 수수께끼하고 실마리가 더없이 재미나구나 싶다. 지지난해에 옮겨심은 어린 후박나무가 씩씩하게 줄기를 올린다. 새가 심은 초피나무도 곳곳에서 의젓하게 잎을 내놓으며 천천히 자란다. 모두 우리 보금자리를 밝히는 상냥하고 즐거운 푸른빛이다.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를 읽으면서 반갑다가도 아쉬웠다. ‘1일 1○’이나 ‘탐조기’는 그냥 일본말씨이다. 우리말씨는 ‘하루 ○○’이고 ‘○보기’이다. ‘하루 한새 + 새보기’라 하면 된다. ‘하루 한별 + 별보기’나 ‘하루 한꽃 + 꽃보기’처럼 살려쓸 수 있다. ‘하루 한말 + 말읽기’나 ‘하루 한글 + 글쓰기’처럼 살려도 어울린다. 새를 보니 ‘새바라기’이다. 길머리를 어린이 눈높이로 잡아서 새를 이웃으로 삼을 적에는, 말을 비롯해서 마음과 눈길과 손길이 모두 새롭다. 새가 왜 ‘새’일까? 새롭게 노래를 베풀면서 숲과 사람 사이에 있으니 새인걸.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