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짝홀짝 호로록 -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손소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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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7.28.

그림책시렁 1491


《홀짝홀짝 호로록》

 손소영

 창비

 2024.2.5.



  요즘은 시골에서도 ‘마당집(마당 있는 집)’이 사라집니다. 논밭을 갈아엎어 잿더미를 들이부은 높다란 잿집(아파트)이 부쩍 늘어납니다. 서울이며 큰고장은 이미 잿집을 잔뜩 올렸는데, 아직도 더 올리려고 용씁니다. 마당이 없으니 나무를 심을 땅이 없고, 나무가 자라는 마당이 없으니 여름에는 다들 바람이(에어컨)을 내내 켜며 서늘하게 지내는 판입니다. 《홀짝홀짝 호로록》은 얼핏 ‘마당집’이 나오는 듯한데, 마당집이라지만 왜 흙이 아닌 꽃그릇에 꽃나무를 심어서 놓는지 알쏭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장작을 때는 마당집이 아주 드물어요. 하늬집(서양식 가옥)이 아니니까요. 소리말(의성어)하고 시늉말(의태어)을 넌지시 보여주려고 오리랑 개랑 고양이가 나오는데, 새끼 고양이가 아니라면 소젖(우유)을 함부로 안 줄 텐데, 이 대목도 아리송합니다. 장작을 언제나 태울 수 있으나 날씨가 어쩐지 어정쩡합니다. 소리하고 시늉을 나타내려고 살짝 억지를 쓴 얼거리 같군요. 굳이 애쓰지 않더라도 이 삶자락에는 소리도 시늉도 흐드러져요. 바람소리에, 나뭇잎소리에, 구름소리에, 빗소리에, 별소리가 어울립니다. 삶이라는 자리, 집이라는 터전, 숲이라는 빛, 사랑이라는 마음에 맞출 수 있기를 바라요. ‘귀여운 티’는 걷어내고 말이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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