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성가신 모기네!
호세 카를로스 로만 지음, 사라 산체스 그림, 김영주 옮김 / 하우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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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7.23.

그림책시렁 1462


《정말 성가신 모기네!》

 호세 카를로스 로만 글

 사라 산체스 그림

 김영주 옮김

 하우

 2024.5.1.



  사람은 사람이니까 ‘사람눈’으로 본다고 여깁니다. 그러면 ‘사람눈’이 무엇인지 살필 노릇입니다. 몸뚱이만 쳐다볼 적에 사람눈일까요? 마음으로 바라볼 적에 사람눈일까요? 몸을 입은 넋으로 볼 적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얼로 빛날 적에 비로소 사람눈일까요? 《정말 성가신 모기네!》는 이모저모 재미나게 꾸민 얼거리로 느낄 수 있습니다만, 재미난 얼거리에서 그치는구나 싶어요. 모기는 아무나 안 물어요. 모기는 목숨을 바쳐서 뭅니다. 잘못 다가갔다가는 물기 앞서 죽습니다. 애써 물지만 통통 채운 피 탓에 무거워서 잘 날지 못 하다가 잡혀서 죽습니다. 용케 사람손에서 벗어났으나 거미줄에 걸린다든지 새한테 물려 죽기도 합니다. 드디어 마음을 놓는가 싶더니, 풀밭에서 개구리한테 와락 잡히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모기가 사람한테 성가실 일이란 없고, 사람도 모기를 성가셔 해야 할 까닭이 없어요. 모기가 무는 자리를 돌아볼 노릇이요, 모기가 사람한테서 가져가는 피가 어떤 결인지 헤아릴 일입니다. 푸른별에는 ‘없어도 되’거나 ‘성가시거나 귀찮다고 여길 나쁜’ 숨붙이란 없습니다. 이 삶터를 읽으려고 하지 않으면, 얼핏 재미나 보이는 얼거리에만 사로잡히고 맙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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