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7.22.
오늘말. 셋쨋눈
깨닫고 싶은 사람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하루 먼저 깨야 하지 않습니다. 남보다 빨리 깨우쳐야 하지 않습니다. 깨어나고 싶은 사람은 바쁘지 않습니다. 남보다 두 곱이나 석 곱쯤 더 일하거나 땀을 쏟기에 깨치지 않습니다. 그냥그냥 ‘늦잠’이나 ‘느림보’ 같은 말을 붙이기는 하되, 눈뜸이란 말 그대로 눈뜨는 길입니다. 누구는 하루를 통째로 자야 할 수 있고, 누구는 한나절 자도 느긋합니다. 다 달라요. 다만,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르되, 나찾기를 이루자면 남이 언제 일어나는지 쳐다보지 않습니다. 나는 나를 보아야 바로설 수 있어요.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보아야 배웁니다. 모르는 길을 배우기에 새롭게 익힙니다. 이동안 시나브로 철들고, 참나를 일구는 참꽃으로 피면서 참빛으로 나아가는 셋쨋눈을 부드러이 떠요. 크게 알아야 하지 않습니다. 앎에는 크기가 없어요. 넓게 알아야 하지 않아요. 온넋은 깊이나 너비가 따로 없습니다. 얼른 잡아채려 하기에 늘 놓칩니다. 바삐 찾아내려 하기에 못 봅니다. 온몸에서 힘을 빼야 온마음으로 기운이 오릅니다. 알아맞히려 하지 말아요. 새로 눈뜨는 새뜸으로 서는 새꽃으로 물결이 일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깨다·깨닫다·깨우다·깨우치다·깨치다·깨어나다·나를 보다·나보기·나봄·나를 알다·나알기·나앎·나찾기·나를 찾다·눈뜨다·눈뜸·뉘우치다·느끼다·돌아보다·보다·바로서다·일깨우다·크게 알다·배우다·익히다·트다·틔우다·열다·일다·일어나다·일어서다·일으키다·새뜸·새롭다·새빛·새꽃·새로보다·새로서다·셋쨋눈·철눈·철들다·참나·참꽃·참빛·참눈·참넋·알다·앎·앎꽃·배우다·익히다·온꽃·온빛·온눈·온넋·알아내다·알아듣다·알아맞히다·알아보다·알아차리다·잡다·잡아채다·찾다·찾아내다·찾아보다·채다 ← 각성(覺醒)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