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26.
《깃털,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
소어 핸슨 글/하윤숙 옮김, 에이도스, 2013.7.24.
새벽부터 구름이 모인다. 겹겹이 하늘을 덮는다. 작은아이가 “오늘 비가 오겠는데요.” 하고 말한다. 살갗으로 바람을 느끼자니 비냄새가 나고 축축하다. 오늘 비가 훅 쏟고서 지나가면 앵두가 한껏 물이 오르겠다고 느낀다. 열흘 남짓 늦봄볕만 듬뿍 머금던 푸나무가 늦봄비를 맞아들이면서 활짝 웃겠구나. 비는 낮부터 가늘게 내리더니 어느새 굵다. 우렁차게 내린다. 해가 지고 밤노래가 퍼질 즈음 빗줄기가 그친다. 개구리가 더 우렁차게 노래한다. 《깃털,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을 몇 해 앞서 읽었고, 새삼스레 되읽었다. 숲이 지은 빛 가운데 놀랍거나 대단하지 않은 숨결이란 하나도 없다. 깃털도 놀랍고, 손발도 놀랍고, 더듬이와 눈도 놀라우며, 골(뇌)이며 코랑 귀도 놀랍다. 모든 몸과 곳이 놀라운 줄 알아볼 수 있다면, 이토록 놀라운 얼거리로 태어난 숨결인 뭇목숨을 고르게 품고서 고루 사랑하는 마음일 만하겠지. 영어를 잘못 옮기면서 ‘가장’이란 꾸밈말을 넣곤 하는데, 언제쯤 옮김말씨 아닌 우리말씨로 숲빛노래를 나누고 펴려나? 우리말 ‘놀랍다’나 ‘숲’이 어떤 밑동인지 헤아린다면, 또 ‘깃’이라는 우리말이 어떤 결을 나타내는지 살핀다면, 이 책을 아주 다르게 옮겼으리라 본다.
#Feathers #TheEvolutionOfANaturalMiracle
#ThorHanso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