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7.14.

오늘말. 별받이


살림돈이 넉넉하지만 살림을 허술하게 꾸릴 수 있습니다. 밑돈이 적어도 집살림을 알차게 여밀 수 있어요. 우리는 돈으로만 살아가지 않아요. 집안일도 집살이도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푸르게 나누면서 짓게 마련입니다.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에서 살아가지만 물고기마당이나 바다저자에는 안 찾아갑니다. 우리 집 두 아이가 물고기를 안 즐기거든요. 물고기도 뭍고기도 썩 안 즐기고 싶은 아이들한테 맞추어 집안살림을 돌봅니다. 보금자리는 높메나 우람메가 아니더라도 숲메 곁에 깃들 적에 푸르게 추스를 만합니다. 숲이 커다랗지 않더라도 푸르게 우거지면 샘물이 맑아요. 봉우리가 까마득하게 높아야만 샘이 싱그럽지 않더군요. 여러 숲짐승과 새가 나란히 살면서, 서로 동그라미를 이루듯 동글동글 어울리는 터전이라면 냇물이 맑고 골짜기가 깊어요. 밤이면 별빛을 그립니다. 구름이 걷힌 하늘은 하얗게 노랗게 파랗게 빛나는 별이 너울거립니다. 낮에는 해바라기에 해받이를 한다면, 밤에는 별바라기에 별받이를 합니다. 햇볕을 한 움큼 쥐고, 별자락을 한 줌 품습니다. 이 고을에도 이웃 고을에도 눈꽃처럼 별꽃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살림돈·삶돈·살림값·살림·집살림·집살이·집안살림·집안살이·돈·밑돈·밑천 ← 생활비, 생활자금, 생계비


물고기마당·물고기저자·물고기판·바다저자·바다마당 ← 수산시장, 어시(魚市/어시장), 생선장(生鮮場)


우람메·큰메·높메·봉우리·숲골·우람하다·크다·커다랗다·크다랗다 ← 고산지대


값·끗·금·칸·눈·눈금·눈꽃·셈값·셈·셈꽃·공넣기·별꽃·별받이·뽑다·얻다·재다·세다·움큼·줌·줄·자락·자리 ← 스코어(score)


고리·접시·동그라미·둥그러미 ← 원반(圓盤), 프리스비(Frisbe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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