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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ㅣ 인생그림책 21
이순옥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4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7.14.
그림책시렁 1498
《틈만 나면》
이순옥
길벗어린이
2023.4.30.
들숲메를 사납게 밀어내어 잿더미로 뒤덮은 서울입니다. 잿고을은 뾰족하고 높다랗게 하늘을 찌르고, 땅밑으로도 끝없이 길을 파고 가게를 들여놓습니다. 풀 한 포기 돋거나 나무 한 그루 자랄 틈을 모조리 없애는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서울도 시골도 처음에는 사람·짐승·벌레·새·풀꽃나무가 두루 살던 숲입니다. 하루아침에 난데없이 보금자리를 빼앗긴 새·짐승·벌레입니다. 어느 날 불쑥 마구잡이로 들이닥쳐서 목숨을 잃은 풀꽃나무입니다. 《틈만 나면》은 서울 한복판에서 “틈만 나면” 돋는 들풀을 눈여겨본 하루를 옮깁니다. 풀은 어디에서나 풀이고, 꽃은 언제라도 꽃입니다. 풀꽃을 바라볼 틈이 있지 않다면, 우리 스스로 사람답게 사랑으로서 살림을 짓는 길을 등지는 쳇바퀴입니다. 다만, 들풀은 “틈만 나면” 돋지는 않습니다. 그곳이 먼 옛날부터 보금자리였을 뿐이고, 들이며 숲이었을 뿐입니다. 우리는 풀밭과 나무밭을 함부로 빼앗으면서 그만 들숲메를 잊어버렸습니다. 바로 우리가 풀꽃나무 삶터를 가로채고 죽였지만 어느새 까맣게 모르쇠이기까지 합니다. “틈만 나면” 돋는 풀꽃나무가 아닌, “푸르게 틔우려고” 돋는 풀꽃나무입니다. 숲빛을 잊은 사람이 숲노래를 잃지 않도록 고맙고 반갑게 싹을 틔워요.
ㅅㄴㄹ
《틈만 나면》(이순옥, 길벗어린이, 2023)
틈을 비집고 태어나는 풀들을 보면 사랑스럽고 애잔하고 때론 위로를 받습니다
→ 틈을 비집고 태어나는 풀을 보면 사랑스럽고 애잔하고 때론 마음을 달랩니다
그린이 말
우리 삶의 몸짓과 닮아 보여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 우리 삶과 닮아 보여 한참 바라봅니다
그린이 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