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109


《배움나무》 52호

 편집부 엮음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1975.1.15.



  제가 ‘보리 국어사전’ 엮음빛(편집장)을 하도록 일을 맡긴 이는 윤구병 님입니다. 이녁은 충북대 철학과 길잡이를 하다가 책짓는 길로 바꾸었다는데, 첫 책짓기는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에서 낸 알림책(소식지)인 《배움나무》 엮음빛이었다고 합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장만한 이한테 《배움나무》를 다달이 엮어서 보냈다는데, 이 《배움나무》가 나중에 《뿌리깊은 나무》라는 달책으로 거듭났다지요. 어느 날 윤구병 님이 이녁한테 《배움나무》가 하나도 없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일할 적에 챙겨 놓을 생각을 못 했다는군요. 그런가 하고 흘려듣고서 이레쯤 지나서, 이제는 사라진 헌책집인, 서울역 옆에 있던 〈서울북마트〉에서 《배움나무》를 예닐곱 자락 만났습니다. 얼마 뒤에 다른 헌책집에서 두어 벌 더 만납니다. 모든 책은 언젠가 만납니다. 만날 수 없는 책은 없습니다. 찾아보려고 하니 찾고, 안 찾아나서니 못 찾을 뿐입니다. 책을 찾고서 보름쯤 지나 윤구병 님을 만난 자리에서 슬쩍 앞에 내밉니다. 깜짝 놀라시더군요. “너, 이거 어디서 구했냐?” “헌책집에 가 보니 있던데요.” 좀 시큰둥히 대꾸했습니다. 있는 줄 모르던 책이라면 코앞에서도 못 알아보지만, 있는 줄 알면 샅샅이 뒤져서 찾아낼 수 있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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