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2.


《꼬마 정원》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글·레나 안데르손 그림/김석희 옮김, 미래사, 1994.12.10.



볕날을 잇는다. 어제 해놓고서 집안으로 들인 빨래를 내놓아 햇볕을 먹인다. 아침해가 유난히 반짝이면서 따뜻하다. 이 봄볕을 머금으면서 나무가 무럭무럭 줄기를 올리고, 새로 가지를 뻗고, 잎망울을 터뜨린다. 낮에 읍내 나래터를 가려 했으나 15시 시골버스가 안 들어온다. 또 이렇구나 하고 여기면서 집으로 돌아와서 노래꽃 한 자락을 마저 쓴다.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로 간다. 들바람은 벌써 여름바람이다. 오늘치 일을 마치고서 일찍 등허리를 편다. 저녁에 느즈막이 일어나서 소쩍새 노래를 듣는다. 별을 헤아린다. 《꼬마 정원》은 2000년에 처음 만났다. 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한글판으로 옮기는 곳이 있어서 놀랐고, ‘레나 안데르손’이라는 이름을 머리에 또렷이 새겼다. 이 나라를 떠나야 한 숱한 아기는 머나먼 나라에서 ‘새아이’로 살아야 했다. 삶자리를 고이 찾기도 했지만, 헤매고 떠돌면서 벅차게 살아야 한 사람이 참으로 많다. 이 나라는 ‘새아이’를 품지 못 할 만큼 비좁은지 돌아볼 노릇이다. ‘한겨레’란 ‘하나인’ 겨레이기도 하지만 ‘하늘빛’으로 ‘커다란’ 겨레이기도 하다. 우리가 참다이 한겨레라면, ‘하나’만이 아닌 ‘하늘빛·커다란’으로 아우를 줄 알아야지 싶다.


#LinneasArsbok #LenaAnderso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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