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 보림 창작 그림책
변정원 지음 / 보림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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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6.2.

그림책시렁 1439


《한 그릇》

 변정원

 보림

 2021.10.30.



  요즈음 우리나라 어린배움터를 보면, ‘배움책’이 아닌 ‘캐릭터북’이 판칩니다. 어린이한테 글과 그림과 이야기를 여미어 들려주려는 꾸러미는 온데간데없이 온통 귀엽게 동글동글 꾸민 무늬가 흘러넘칩니다. 《한 그릇》은 어린이가 비빔밥이나 나물밥을 즐기도록 북돋우려는 줄거리를 요모조모 엮었구나 싶지만, 어쩐지 속 빈 강정 같아요. 모든 나물이 모든 사람한테 맞지는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버이 곁에서 여러 나물을 누린 적이 없다면, 배움터에서 모둠밥(급식)을 받더라도 힘들게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손수 심어서 돌보고 거둔 살림”을 누려 보지 않은 채, 모둠밥을 받기만 할 적에는 “억지로 그릇을 싹싹 비워야 하는 가시밭”이기 일쑤입니다. “싫다고 하는데도 그림무늬만 이쁘고 동글동글 꾸며서 먹으라고 들이밀”면 아이들이 반길 수 있을까요? 아이라면 어른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야 한다는 마음이 이 그림책에 넌지시 스미지 않았을까요? 아이하고 함께 씨앗부터 심고, 씨앗을 심은 땅을 꾸준히 돌아보면서 ‘몹쓸풀(잡초)’이 아닌 여러 ‘들풀’이 돋는 뜻을 헤아리고, 해바람비에 무르익는 열매를 새삼스레 함께 거두어 손질한 뒤에, 아이어른이 함께 밥을 짓는다면, 아이는 다 맛있고 즐겁게 먹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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