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평소 2024.5.7.불.



누구나 뭐 새롭구나 싶은 이야기를 먼곳에서 찾고 싶어한다고 여기는데, 집에서 즐겁게 지내지 못 하는 마음이라서 ‘밖’으로 눈을 돌리면서 “더 멀고 크고 붐비는” 곳에 가 보려고 한단다. 밖에서 이야기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으레 “밖에서도 마음에 차는 이야기를 못 느끼고 못 찾”아. 자꾸자꾸 떠돌고 맴돌지. 그야말로 아주 멀리까지 와서도 헤매다가 지친 나머지 집으로 돌아오는데, 허름하고 작고 수수해 보이는 자리에서 뒤늦게 ‘이야기’를 깨닫고 ‘새빛’을 알아본단다. 다만, 밖이나 길에서 떠돌다가 죽는 사람은 ‘이야기’와 ‘새빛’을 못 보고 못 찾은 채 죽고 말기에, 이다음에 이 쳇바퀴를 되풀이한단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이야기’‘집살림·집빛’을 못 느끼고 못 알아볼 적에도 슬픈 굴레에 갇혀서 늙어죽어. 모름지기 이야기도 새빛도 사랑도 살림도 꿈도 바로 네가 태어난 자리에서 아주 눈부시단다. 또한 네가 옮겨가서 ‘다시 연’ 집도 아주 눈부셔. 너는 “태어나서 자란 곳”이건 “떠나서 자리잡은 곳”이건 스스로 마음을 붙일 적에 반짝거려. “어느 엄청난 곳”이란 따로 없어. 네가 ‘마음씨’를 가꾸는 곳이 네가 살아갈 집이고 이야기이고 빛이란다. ‘마음’은 누구나 몸을 입고서 태어날 적에 생기는데, ‘마음씨’로 가꾸겠는지 ‘마음밭’으로 일구겠는지 ‘마음밥’으로 삼겠는지 ‘마음꽃’을 피우겠는지, 네가 스스로 고른단다. 늘(평소) 너한테서 솟아나는 말이고 마음이고 이야기에 빛인걸. 네가 스스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면 돼. 날마다 새로 사랑하고, 어느 곳에서나 다시 사랑하고, 아침저녁으로 즐겁게 사랑하면 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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