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찾는 방법 1
 


 좋은 책을 찾는 방법이 있을까요? 글쎄, 제가 느끼기로는 자기한테 좋을 책을 저마다 하나하나 살피는 길밖에 다른 길은 없지 싶습니다. 제가 읽어 본 어느 책이 참 좋다고 해서, 다른 분들한테까지도 그 책이 좋을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어느 분이 참 즐겁게 읽은 책이라 해서, 이 책이 저한테까지 즐겁지는 않겠지요. 이를테면, 저는 삼미 슈퍼스타즈-청보 핀토스-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로 이어지는 야구단을 응원했지만, 어떤 분은 MBC 청룡-LG 트윈스로 이어지는 야구단을 응원하겠지요.

 한때는 야구를 좋아할 수 있고, 한때는 춤추고 노래하며 놀기를 좋아할 수 있고, 한때는 술과 담배를 가까이할 수 있으며, 한때는 사랑하고 사귀는 일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다른 일을 좋아할 수 있고 다른 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차츰차츰 바뀌기도 하고 달라지기도 하며 거듭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참 좋다’고 느끼는 책도 세월이 흐르는 가운데 ‘아무것도 아니네’ 하고 느낄 수 있으며,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하면서 새삼스레 값어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 저한테 “책을 많이 보셨으니까, 좋은 책 고르는 방법을 잘 아실 것 같은데, 한 말씀 해 주시지요?” 하고 곧잘 묻는 분들 앞에서, 딱히 어떤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늘 이렇게 대꾸합니다. “글쎄요. 자기가 읽어서 좋으면 좋은 책이지 싶은데요. 따로 좋은 책을 찾거나 나쁜 책을 안 읽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책 저 책 하나하나 살피면서, 가만히 책 하나를 맛본다는 생각으로 살펴본다면, 자연스럽게 자기한테 좋거나 반가운 책을 알 수 있지 않겠어요? 남들이 읽었다고 하는 좋다고 하는 책을 자기도 사서 읽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책방에 가득 꽂혀 있는 온갖 책을 두루 살피고 읽어 보는 일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박지성 선수한테 ‘축구 잘하는 법’을 묻는다고 해 봤자, 이승엽 선수한테 ‘야구 잘하는 법’을 묻는다고 해 봤자, 이창호 씨한테 ‘바둑 잘 두는 법’을 묻는다고 해 봤자, 박수근 님한테 ‘그림 잘 그리는 법’을 묻는다고 해 봤자, 어떤 뾰족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는지요?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법이고, 자신한테 좋다고 느껴지는 책은 자기 스스로 찾아야 하는 법이라고 느낍니다. (4339.6.21.물.ㅎㄲㅅㄱ)


 좋은 책을 찾는 방법 2


 “알려고 하니까, 진짜 알아지는 기회가 오는데. 알아진 것 같지만, 고기 안에서 안주하려고 하면 알 수 없어.” (헌책방 〈아벨서점〉 아주머니 말, 2007.9.5.)


 좋은 책이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좋은 책을 나누는 잣대 또한 무엇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자기한테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일지, 또 자기 이웃한테도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일지, 자기 식구와 동무들한테 어떤 책이 좋을지를 깊이깊이 헤아리고 꾸준하게 살피고 두고두고 살피노라면, 저절로 눈이 트여서 책이 보입니다. 아니, 책이 우리 눈앞에 와서 엥깁니다. (4340.9.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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