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마녀 루시
리오넬 르 네우아닉 지음, 이재현 옮김 / 행복한아이들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9.

그림책시렁 1253


《엄마가 된 마녀 루시》

 리오넬 르 네우아닉

 이재현 옮김

 행복한아이들

 2003.7.15.



  어릴 적에는 “내가 짝을 만날 수 있을까? 난 이렇게 허술하고 허접한데?” 하고 돌아보는 나날이었습니다. 고삭부리에 어수룩한 몸과 말씨를 천천히 가다듬은 스물 언저리에도 “내가 싸움터(군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난 코로 숨도 잘 쉬지 못 하는데?” 하고 곱씹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제’를 몽땅 꾹꾹 누르면서 견디고 참고 버티었어요. 이렇게 서른을 넘기고 서른셋에 이르러 큰아이를 낳았고, 서른여섯에 작은아이를 낳습니다. ‘어버이·아버지’라는 삶을 걸을 줄 몰랐을 뿐 아니라, 어림도 못 했기에, 아이 곁에서 어떻게 살림을 지어야 즐겁고 아름다울는지는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가 있어요. 아이들이 다 가르쳐 줍니다. 《엄마가 된 마녀 루시》는 짝을 만나기는커녕 아이를 품거나 낳거나 돌볼 삶을 엄두도 못 내던 루시가 ‘어버이·어머니’라는 이름을 받는 나날을 들려줍니다. 오늘날 숱한 젊은 엄마아빠는 루시와 비슷하리라 봅니다. 허둥지둥에 어리숙하고 어설플 뿐 아니라, 도무지 누구한테서 ‘어버이 살림짓기’를 배워야 할는지 까마득합니다. 그런데 언제나 매한가지예요. 아이들이 우리를 가르칩니다. 우리도 아기였을 때 우리 엄마아빠를 가르쳤습니다. 이 얼거리를 깨달을 수 있다면, 누구나 천천히 보금자리를 아름답게 사랑으로 지을 수 있습니다.


#LucieFerUnAmourDeSorciere #LionelLeNeouanic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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