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 동물기
고은 글, 한병호 그림 / 바우솔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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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9.

그림책시렁 1412


《시튼 동물기》

 고은 글

 한병호 그림

 바우솔

 2012.9.24.



  사람은 안 죽습니다. 나무도 벌레도 안 죽습니다. “몸을 내려놓을” 뿐, 죽는 숨결은 없습니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은 처음부터 “안 죽는 삶”을 알지는 않았습니다. 바보처럼 겉멋에 들려 사냥놀이를 하던 시튼은 철딱서니없는 웃사내 가운데 하나였어요. 이러다가 늑대 로보한테서 뼈를 깎듯 삶을 배웠고, 사랑을 보았고, 살림을 찾아야겠다고 깨달았습니다. 《시튼 동물기》는 참 허접한 그림책입니다. 고은 씨가 추레질(성추행)로 이름을 드높이던(?) 때가 아니었어도, 어쩜 이렇게 추레한 글을 다 쓰나 싶도록 엉터리였습니다. 시튼이라고 하는 사람이 어떤 삶길을 걸었는지 눈여겨보지 않은 채, 차령이가 사랑하는 글을 ‘사랑 아닌 시샘’으로 쳐다보며 끄적인 글을 담았으니, 허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어느 누구도 안 죽습니다. 다만, ‘사랑’을 품지 않으면 ‘늙어’요. 그리고 ‘볼꼴사납’게 다시 태어납니다. 사랑을 품는 모든 숨붙이는 아름답게 다시 태어나지만, 사랑을 잊고 추레질을 일삼을 뿐 아니라 뉘우칠 줄 모르는 깜깜이는 굴레살이를 되풀이합니다. ‘한해살이풀’이라 여기지만, 씨앗을 남겨서 이듬해 봄에 다시 깨어나는 풀이 어떻게 ‘한해살이’일까요? 들숲바다를 등지니 얼뜬 글만 씁니다.


ㅅㄴㄹ


《시튼 동물기》(고은·한병호, 바우솔, 2012)


차령이는 책 읽는 걸 좋아해요

→ 차령이는 책읽기를 즐겨요

→ 차령이는 책을 즐겨읽어요

3쪽


잠자기 전에도 책을 읽어요

→ 잠자기 앞서도 책을 읽어요

3쪽


이리 왕 로보의 당당한 죽음 회색 곰 와프의 죽음이 좋아요

→ 이리 임금 로보 의젓한 죽음 잿빛곰 와프 죽음이 멋져요

→ 이리 꼭두 로보 다부진 죽음 잿곰 와프 죽음이 아름다워요

8쪽


늙고 병들자 저 스스로 독가스 골짜기 죽음의 골짜기로 가

→ 늙고 앓자 스스로 죽음바람 골짜기로 가

→ 늙고 아프자 스스로 죽음재 골짜기로 가

16쪽


지난날 왕으로 휩쓸던 일 회상하다가

→ 지난날 꼭두로 휩쓸던 일 떠올리다가

→ 지난날 힘으로 휩쓸던 일 되새기다가

19쪽


이 세상 생명은 다 죽는 거란다

→ 온누리 숨결은 다 죽는다단다

2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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