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5.8.
숨은책 923
《만화 힐러리 이야기》
스튜디오 청비 엮음
다산어린이
2009.9.15.
곰곰이 보면, 우리나라이든 이웃나라이든 ‘이쪽’에 서야 옳고 바르고 참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저쪽’에 서면 나쁘고 틀리고 거짓이고 사납다고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트럼프를 놓고서 ‘저쪽(공화당)’에 몸을 두었기에 밉놈이나 사납놈으로 여기는데, 트럼프는 나랏일에 발을 담그기 앞서 장사로 돈을 벌 적에 ‘이쪽저쪽(민주당·공화당)’에 똑같이 이바지(후원금)를 어마어마하게 했고, 오래도록 ‘이쪽사람(민주당 지지자)’이었습니다. ‘이쪽’에서 우두머리(대통령)가 되고 싶었다지만, ‘이쪽 고름(민주당 부정부패)’이 뜻밖에 매우 깊어서 ‘저쪽’에서 나가기로 했다지요. 다만 ‘저쪽 고름’도 만만하지 않은 줄 알았다는데, 그래도 저쪽 고름은 ‘고쳐나갈 빛’이 보였다고 합니다. 《만화 힐러리 이야기》는 미국 힐러리를 한껏 추켜세우는 줄거리뿐입니다. 2009년이면 추켜세우는 줄거리만 넘실거릴는지 모르되, 이런 책은 섣불리 선보이지 않을 줄 알아야 어른답다고 봅니다. 어린이한테는 “이름나고 뛰어난 누구”를 보여줄 노릇이 아닌, “늘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이웃”이 누구인지 헤아려서 찬찬히 들려줄 노릇이에요. 힘·돈·이름을 거머쥔 무리가 아니라, 사랑·숲·사람을 품는 길을 밝혀야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