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6.
그림책시렁 1408
《Grandma Moses American Modern》
편집부 엮음
Skira Rizzoly
2016.
집집마다 손길이 달라서 손맛이 다르고, 손멋도 손빛도 다릅니다. 똑같은 살림살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다 다른 사람”이 사라지면서 “다 같은 잿집(아파트)”에 “다 같은 쇳덩이(자동차)”에 “다 같은 옷차림·머리·몸매·얼굴”뿐 아니라 “다 같은 글결·말씨·끈(학력)”까지 거느리려고 합니다. 사랑을 하는 이한테 ‘사랑 자격증’이 있어야 할 턱이 없고, 아기를 낳는 이한테 ‘아기 자격증’이나 ‘엄마아빠 자격증’이 있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밥옷집을 짓는 살림꾼이 ‘요리자격증·건축자격증·재봉자격증’이 왜 있어야 할까요? 《Grandma Moses American Modern》은 그림 할머니가 담아낸 ‘새로운 미국’을 보여줍니다. 모세(모제스·모지스) 할머니는 할머니로서 빚는 붓결입니다. 할머니는 “잘 그리지도 못 그리지도 않”습니다. 그저 할머니 손끝에 따라서 태어나는 그림입니다. 이른나이부터 그려야 하지 앟고, 늦은나이란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밥살림을 해야 밥솜씨가 뛰어나지 않아요. 사랑으로 밥을 차릴 줄 알기에 밥빛이 아름답습니다. 글이며 그림도 매한가지입니다. 뛰어나다거나 훌륭하다고 여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저 우리 곁 누구나 살림빛인 줄 알아보면 넉넉합니다.
#애나메리로버트슨모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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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