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쇼핑 2024.4.18.나무.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아갈 아이라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울까? 서울곁에서 태어나 서울곁에서 지내는 아이라면 늘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울까? 서울을 닮아가는 고장에서 나고자라는 아이는 어떤 하루를 맞이하면서 배울까? 이제는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흙을 만질 일이 없는 사람이 있어. 풀벌레나 개구리를 볼 일이 없는 사람이 있어.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지 못 하거나, 별이 쏟아지는 밤은 어림조차 못 하는 사람이 있구나. 꼭지를 돌리면 나오는 물이 익숙하거나, 플라스틱에 담은 물만 마시는 사람이 있어. “돈을 벌고 쓰는 삶”은 있으나 “하루를 그려서 짓는 삶”은 보거나 배우거나 겪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네. 가지를 치지 않은 나무를 만난 일조차 없는 사람이라면, ‘사람’이란 무엇인지 다시 헤아릴 노릇이야. 살림길에 쓰려고 이모저모 살 수 있다지만, “사서 쓰고 버리는 하루”만 흐른다면, 어느 대목에서 ‘사람’일 수 있을까? 무엇을 팔아야만 먹고살 수 있거나, 무엇을 사야만 먹고살 수 있다면, “사고파는 삶” 어느 곳에 사람다운 빛이 흐르겠니? “아이하고 함께 살림을 짓는 사랑을 그려서 하루를 노래하고 기쁘게 맞이하는 삶”이 없거나 사라진 곳에서, 사람이라는 ‘탈’을 쓴 채 허우적거리는 듯하구나. ‘전기’가 툭 나가면, 돈도 쇼핑도 도시도 자동차도 아파트도 정치도 다 멈출 텐데, 넌 무엇을 배우고 물려주니? 삶이 참말로 있니? “시늉하는 삶”만 있지는 않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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