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2.

오늘말. 모가치


옆에서 거들어 수월합니다. 같이 거두니 힘이 덜 들고, 함께 거두어들인 살림을 둘레에 나눕니다. 네 몫도 있고 내 모가치도 있어요. 뒤에서 도우니 가볍습니다. 같이 걸으니 가뿐하고, 함께 나오고 들어가면서 두런두런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집은 살림하는 자리입니다. 날마다 흐르는 삶에 저마다 손길을 담아서 뒷뜰을 가꾸고 앞마당을 돌보면서 활짝 웃는 터전이에요. 푸근히 쉬고, 넉넉히 지냅니다.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십니다. 마루에 앉아서 새소리를 듣습니다. 처마 밑에는 크기가 조그마한 집을 여러 채 둡니다. 사람은 덩치가 있는 집이라면, 제비는 다닥다닥 품고 안으면서 살가운 집입니다. 한봄을 지나 늦봄으로 가는 길에 둠범마다 올챙이가 깨어납니다. 못물에도 올챙이가 꼬물거리다가 천천히 거듭나서 새롭게 개구리로 살아요. 나도 살고 너도 있고 우리가 어우러지는 자리입니다. 어느새 여름으로 접어들면 온통 노래판이에요. 새랑 개구리랑 풀벌레가 노래하는데, 매미도 노랫가락을 섞습니다. 시골에서는 곳곳에서 노래 몇 자락씩 누립니다. 사람 목소리가 아니어도 노래입니다. 목청을 돋우지 않아도 가락꽃이 흐드러져요. 


못·못물·물·둠벙 ← 호수(湖水)


집·채 ← 호수(戶數)


꼭지·벌·마루·-째·자락·자리·집·판·크기·-치·칸·켤레 ← 호수(號數)


옆·옆뜰·옆자리·뒤·뒤꼍·뒷뜰·뒷자리·도와주다·도움꽃·도움이·이바지 ← 불펜(bullpen)


말소리·목소리·목청·소리·소리꽃·소리빛·소릿결·소릿가락·가락꽃·노래 ← 성음(聲音)


팔림새·팔림결·팔림값·판값·팔다·얻다·얻어들이다·나가다·나오다·거두다·거두어들이다·거둠돈·거둠값·몫·모가치 ← 매출, 매상(賣上), 판매고, 판매액, 판매현황, 판매부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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