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5.

오늘말. 키잡이


어린이는 앞장서서 걷기를 즐깁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더라도 둘레 여러 사람을 끌면서 조잘조잘 노래하면서 웃습니다. 아이 뒤에서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오늘은 어른인 몸이라서 뒤서며 가는데, 지난날 아이인 몸으로서 앞서갈 적에 얼마나 신나게 콩콩 뛰었는가 하고 되새깁니다. 첫단추란 첫길이면서 첫물이기도 하지만, 이제부터 곧게 뻗으려는 첫마음이기도 합니다. 첫밗이란 처음이자 새길이기도 하며, 오늘부터 고루 품으려는 첫꿈이기도 합니다. 맨앞에 있어야만 키잡이 노릇이지 않습니다. 꼭두가 아닌 꼬리여도, 옆이나 가운데여도, 키를 쥐면서 길잡이로 북돋웁니다. 앞뒤를 보며 걸어갑니다. 여러모로 둘러보면서 거닙니다. 움트는 잎을 바라보고, 싹트는 앉은꽃을 살핍니다. 어른한테서 배우는 아이일 때가 있고, 아이가 가르치는 어른일 때가 있어요. 먼저 알기에 가르치지 않습니다. 미리 익혔기에 횃불잡이로 서지는 않아요. 찬찬히 피어나는 꽃처럼 사랑으로 해돋이를 그리는 꿈이기에 우등불처럼 따뜻하게 안습니다. 아이가 손을 잡고서 우리를 데려가는 곳을 내다봐요. 어떤 첫씨앗이 깨어나는 새바람인지 지켜봐요.


ㅅㄴㄹ


세로·죽·두루·고루·곧게·곰곰이·길게·차곡차곡·차근차근·찬찬히·앞뒤·흐름·여러모로·이래저래·이럭저럭 ← 통시적(通時的)


끌다·이끌다·앞·앞장서다·앞서다·앞서가다·앞잡이·앞꽃·앞길·앞님·앞사람·앞지기·앞내기·앞어른·길잡이·가르치다·이슬떨이·해돋이·해뜸·먼저가다·먼저하다·미리가다·일찍·일찌감치·새물·새물결·새바람·새빛·새길·처음·첫물·첫사람·첫지기·첫길·첫단추·첫밗·맨앞·꼭두·키잡이·키·다스리다·데려가다·횃불·화톳불·우등불·장작불·큰불·싹트다·움트다·첫싹·첫씨앗 ← 선구(先驅), 선구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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