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4.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

 토미 드파올라 글·그림/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5.12.12.



작은아이한테 떡국을 맡기고서 글손질을 한다. 기름집을 불렀는데 안 온다. 돌아야 할 곳이 많은 듯싶다. 가시어머니한테 빈그릇을 부친다. 예전에 받아온 그릇은 구멍났더라. 새로 장만해서 헹구었고, 저잣마실을 가는 길에 나래터에 들렀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글손질을 할까 싶었으나 등허리부터 펴려고 눕는다. 밤에 이르러 비로소 눈을 뜬다. 가랑비가 마당과 마을을 적신다. 오늘 새삼스레 느끼는데, 우리 몸은 쇳덩이(자동차)를 타면 탈수록 망가지고 앓겠더라. 다시 얘기하자면, 쇳덩이에 몸을 안 싣는 만큼 몸이 안 망가지고 안 아프다. 걷기만 해서는 몸이 안 낫는다. 길바닥을 가득 채운 쇳덩이를 치우거나 확 줄여야 한다.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는 진작 판이 끊겼다. 곰곰이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이 이야기책하고 결이 비슷한 꾸러미를 눈여겨보지 않는다. “억눌린 순이”뿐 아니라 “억눌린 돌이”가 나란히 있으나, 둘을 함께 바라보지 않더라. 힘꾼은 순이돌이를 함께 억누른다. 여린 사람들이 시달린다. 여태껏 글힘과 벼슬힘을 쥔 무리는 ‘힘꾼’이다. 힘꾼을 걷어내려 하지 않고서 ‘사내만 걷어내려’ 한다면, 힘꾼은 늘 그곳을 버티면서 우리를 모두 억누르는 힘을 부릴 테지.


#Oliver Button Is a Sissy #TomieDePaola

1979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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