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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2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24.
만화책시렁 635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미디어창비
2023.12.18.
배우는 곳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배우는 자리는 “안 하고 싶은 것을 안 하는 곳”도 아닙니다. 배우는 터는 “낯설든 낯익든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길에 스스로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살림을 짓는 길을 새롭게 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가다듬는 마당”입니다.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는 어린배움터에 다니는 어린이 눈높이로 줄거리를 엮었다고 여길 만하지만, 그냥 어른 눈길로 아이들을 따지고 잰다고 여길 만합니다. 줄거리는 배움터에서 펴지만, 막상 그곳에서 무엇을 배우거나 살필 만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린이 스스로 배움터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기 때문일 수 있고, 오늘날 배움터는 “배우는 터전”이라는 제몫을 잃은 탓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혼잣말하고 수다 사이에서 어질어질 헤매요. 그러나, 겉 다르고 속 다른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헤매는 아이를 그린다기보다는, 뒤죽박죽으로 엉킨 하루를 그냥그냥 얼기설기 담았구나 싶습니다. 배우는 사람이란, 아직 모르는 곳을 살펴서 받아들이려는 마음입니다. 배우는 사람이란, 다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이는 다 아닌 사람이 아닌, 모두 사랑으로 바라보는 숨빛입니다. “아이인 척 하는, 어른도 아닌” 허울스러운 모습이 열한 살일까요? 글쎄.
ㅅㄴㄹ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 딱 하나 불만인 건 여자와 남자를 짝꿍으로 앉힌다는 것이다. (9쪽)
세상에 거짓말을 해버렸다. 친한 친구와 짝꿍이 되지 않아도 좋다. 왜냐하면 친해지면 되니까.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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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정원, 미디어창비, 2023)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
→ 샘님을 잘 만난 듯하다
→ 어른이 참하신 듯하다
→ 참한 분을 만난 듯하다
→ 길잡이가 반갑다
9쪽
딱 하나 불만인 건 여자와 남자를 짝꿍으로 앉힌다는 것이다
→ 딱 하나 싫다면 순이와 돌이를 짝꿍으로 앉힌다
→ 딱하나 섭섭하니 가시내랑 사내를 짝꿍으로 앉힌다
9쪽
친한 친구와 짝꿍이 되지 않아도 좋다. 왜냐하면 친해지면 되니까
→ 동무와 짝꿍이지 않아도 된다. 더 가까우면 되니까
→ 동무와 짝꿍이 아니어도 된다. 새로 사귀면 되니까
2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