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새 클래식그림씨리즈 3
존 제임스 오듀본 지음, 김성호 해설 / 그림씨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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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3.23.

숲책 읽기 222


《북미의 새》

 존 제임스 오듀본

 김성호 엮음

 그림씨

 2018.5.30.



  마음을 기울이지 않으면 눈으로 보아도 알아차리지 못 합니다. 마음을 기울이면 눈으로 안 보아도 알아차립니다. 마음을 쓰지 않으면 귀로 들어도 알아듣지 못 합니다. 마음을 쓰면 귀로 안 들어도 알아듣습니다.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리 휙휙 달리는 버스에서도 길가나 숲에서 자라는 나무를 하나하나 알아봅니다. 마음을 쓰는 사람은 왁자지껄하고 시끌벅적한 서울 한복판에서도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알아듣습니다.


  나무도 풀도 꽃도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안 기울이니 못 볼 뿐입니다. 뭇새는 노상 우리 둘레에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안 쓰니 못 알아챌 뿐입니다.


  큼지막한 판으로 시원스레 담은 《북미의 새》일 텐데, 2018년에 이르러 비로소 나온 한글판은 앙증맞습니다. 너무 조그맣게 내놓았구나 싶으나, 이렇게 나온 한글판이어도 고맙습니다. 다만 모든 그림을 싣지 않은 대목은 섭섭합니다. 섣불리 어느 그림을 빼고 덜고 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다 보여주면 됩니다.


  더 뛰어난 새가 없듯 더 뛰어난 그림이 없습니다. 한 땀씩 품을 들인 그림이고, 한 자락씩 옮긴 이웃숨빛입니다.


  존 제임스 오듀본 님이 담은 그림에 나오는 새는 우리나라가 아닌 북미에 깃드는 새입니다. 그런데 새한테는 나라가 없어요. 새는 나라를 두지 않습니다. 새는 푸른별을 두루 날아다닐 뿐입니다. 그래서 오듀본 님이 담은 새를 바라보노라면, 우리나라를 스쳐 지나는 새를 찾을 수 있고, 그저 하늘을 가르고 바다를 건너고 들숲에 내려앉아서 둥지를 짓는 새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다 다른 뭍이어도 나란히 만납니다. 다 다른 바다여도 나란히 맞닿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별이라는 얼거리로 마주하면서, 같이 살림하는 터전이라는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오듀본 님이 새를 이웃으로 삼으면서 눈빛과 손빛과 마음빛을 북돋운 뜻을 알아보겠지요. 새를 이웃으로 두기에 사람답고, 새가 이웃인 줄 모르기에 사람다운 빛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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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듀본은 관찰한 내용을 빠짐없이 그림으로 그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형태로 간직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9쪽)


오듀본은 야생의 새를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섬세하게 묘사하고 싶어 했다. 따라서 새의 행동과 생태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마침내 새의 이동에 관한 비밀도 밝혀낸다. (10쪽)


켄터키에 돌아온 오듀본은 200점이 넘는 작품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폐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쥐가 갉아먹은 것이다. 한 달 가까이 실의에 빠져 있던 오듀본은 결국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다시 새를 그리되, 더 잘 그리기로 마음먹으며 말이다. (12쪽)


오듀본은 497종의 새를 실물 크기로 담은 그림 435점을 동판에 새겨 제작했다. (17쪽)


《조류학 일대기》를 펴내고 2년이 지난 1841년, 오듀본은 미국으로 돌아온다. 1840년에서 1844년에 걸쳐 오듀본은 65개의 도판을 추가하여 옥타보 판형의 《북미의 새》를 출간한다. (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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