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 - 우리나라 멸종 위기 동물들의 생활사 철수와영희 그림책 11
윤은미 지음, 김진혁 그림 / 철수와영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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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3.20.

그림책시렁 1378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

 윤은미 글

 김진혁 그림

 철수와영희

 2024.3.8.



  ‘문화부·문화예술부’에서 일하지만 책을 안 읽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아니, 책을 읽는 이가 드물다고 해야 어울립니다. 우리나라 벼슬꾼뿐 아니라 수수한 일꾼 스스로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을 앞세우는 자리에 있으려면, 늘 새롭게 배우고 살피고 익힐 노릇일 텐데, 책조차 안 읽으니 나라가 어수선하거나 엉망이라고 느껴요. 왜 그러느냐면, “책조차 안 읽으”니, “책이 비롯한 들숲바다와 풀꽃나무도 처음부터 안 읽”게 마련입니다.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를 읽었습니다. 좀 놀랐습니다. 아슬빛과 흔들빛을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우리 스스로 등지거나 잊으면서 무엇을 망가뜨리는지 부드러이 밝히는 얼거리입니다. 그림꽃으로 엮으니 이처럼 단출하면서도 또렷하고 상냥하게 이야기를 펼 만하군요. 담비나 수리부엉이가 왜 아슬빛인지 곱씹어 봅니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을 읽는다면, 멧새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철이 바뀌는 하루를 눈여겨봅니다. ‘스테디셀러가 아닌 책’을 쥔다면, 별빛을 그리고 구름춤을 반깁니다. 이웃(야생동물·생태계)을 으뜸으로 괴롭히는 쇳덩이(자동차)·잿집(아파트)이니, 둘 다 손사래치면서 걸어다니고 시골집에 깃드는 하루여야 나라가 바뀝니다. 전남 고흥에 있는 우리 시골집에는 구렁이도 두꺼비도 함께 삽니다. 독수리도 매도 제비도 동박새도 같이 살아요. 이제부터 눈을 뜨고 마음을 틔우고 삶을 바꾸고 살림자리를 옮기고 푸른책을 곁에 놓고서 말 한 마디가 사랑씨앗인 줄 깨우치는 분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윤은미·김진혁, 철수와영희, 2024)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많아졌는데, 우리가 살 곳은 없어졌어

→ 사람이 사는 마을은 늘었는데, 우리가 살 곳은 없어

22쪽


백두대간을 따라 산악 지역에 몇 마리씩 살고 있어

→ 한멧줄기를 따라 멧자락에 몇 마리씩 살아

27쪽


이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 이때 고운빛으로 삼았고

→ 이때 푸른빛으로 삼았고

28쪽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었어

→ 더러운 물이 내로 흘러들었어

→ 구정물이 시내로 흘러들었어

30쪽


담비가 살면 산이 건강하다는 증거야

→ 담비가 사는 메는 푸르다는 뜻이야

→ 담비가 사는 멧골은 짙푸르지

→ 담비가 사는 숲은 깨끗해

32쪽


농약이 몸에 쌓이면 알껍데기가 얇아져

→ 죽임물이 몸에 쌓이면 알껍데기가 얇아

40쪽


전 세계 맹금류는 멸종 위기야

→ 온누리 발톰새는 아슬고개야

→ 푸른별 우람새는 흔들꽃이야

42쪽


우리 동물들 이야기도 널리널리 퍼지게 될 거야

→ 우리 짐승 이야기도 널리널리 퍼질 수 있어

→ 우리 이야기도 널리널리 퍼져

4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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