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3.17.

오늘말. 땋다


집안일은 혼자하지 않습니다. 함께하는 집안일입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나란히 하고, 아이들도 서로돕기로 합니다. 가만 보면, 돕는 일이기에 앞서 모둠일입니다.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둥그렇게 어울리면서 누리는 두레일이기도 합니다. 한집안을 이루는 모든 사람이 한동아리로 어깨동무하면서 다같이 하고 쉬고 나누고 펴고 베풀고 즐기면서 가꾸어 가는 집일입니다. 집일을 여미다 보면, 물결처럼 일어나는 살림이로구나 싶어서 ‘집살림’이라는 이름을 새로 붙여요. 하나하나 땋습니다. 조금씩 엮습니다. 알뜰살뜰 째요. 걸상이나 옷칸을 짜고, 구멍난 겉옷을 꿰맵니다. 우리가 품은 살림은 이웃하고 나눕니다. 굳이 이웃돕기라고 하지는 않아요. 한마음이요 한마을이니, 함께짓는 하루입니다. 오늘도 해가 솟고 바람이 일렁이다가 땅거미가 내리더니 별이 돋습니다. 너랑 내가 같이 걸어가는 길입니다. 팔짱을 끼다가 입을 맞추듯 말을 섞다가, 한넋으로 속삭이면서 풀벌레와 노래하는 삶이에요. 품앗이처럼 같이짓기를 해요. 둥글둥글 맞잡으면서 모둠짓기를 해요. 버거운 큰일이라면 이웃마을하고 울력을 할 만합니다. 곰곰이 이으면서 한빛으로 피어납니다.


같이짓다·함께짓다·같이하다·함께하다·나눔일·울력·일나눔·품앗이·다같이·다함께·-랑·-과·-와·-하고·어깨동무·팔짱·팔짱꽃·한동아리·한울·한울타리·한뜻·한넋·한마음·한얼·한빛·한빛깔·한빛살·도와주다·돕다·두레·두레일·모둠일·모둠짓기·모둠쓰기·맞잡다·마주잡다·서로돕다·서로이웃·손잡다·꿰맞추다·꿰매다·낳다·땋다·여미다·엮다·짜다·째다·이웃하다·이웃돕기·이어가다·잇다·입맞춤·혀맞춤 ← 공동작업


겉옷·겉겉옷·바람막이 ← 잠바(ジャンパ-), 점퍼(jumpe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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