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18.


《The Legend of the Bluebonnet》

 Tomie DePaola 글·그림, Paper Star, 1983.



국을 새로 끓인다. 두 아이하고 함께 밥을 차리고, 넷이 둘러앉아 북적북적 한끼를 누린다. 구름이 가득한 하늘이더니 어느새 비를 뿌린다. 가볍게 비내음을 퍼뜨리는가 싶더니, 밤새 우렁차게 춤추면서 쏟아진다. 이제 몸살은 다 지나간다. 몸살을 누리는 동안 몸을 새로 돌아보았고, 하루를 새삼스레 되짚었다. 이동안 숲노래 씨 새책이 태어났고, 골골거리면서 넘겼다. 《The Legend of the Bluebonnet》이 한글판으로 나올 날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가만 보면 이런 그림책은 잘 안 옮길 뿐 아니라, 애써 태어나더라도 어느새 판이 끊기더라. 들과 숲과 풀꽃과 삶과 살림을 사랑으로 녹여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오히려 안 팔리고 못 읽히는 우리나라이다. 이런 이야기는 그림책이더라도 보름이나 달포쯤 들여서 천천히 새기고 되읽어야 비로소 스며들 만하다. 그렇지만 책을 좀 읽는 분들조차 너무 빨리 후다닥 읽어치우려고 한다. 요새는 ‘서평단’으로 ‘그냥 받는 책’을 누리는 분들이 하루조차 들이지 않고 다다닥 읽고서 헐레벌떡 모심글(주례사비평)을 써댄다. 느낌글이 사라지는 판인데, 무엇을 느끼는지 돌아볼 겨를이 없을 뿐 아니라, 무엇을 느꼈는지 꾸밈없이 밝히지 않는다면, 책도 글도 모두 허울에 껍데기일 뿐이다.


#토미드파올라 #Bluebonnet #달개비 #TheLegendoftheBluebonnet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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