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15.
《손석춘 교수의 민주주의 특강》
손석춘 글, 철수와영희, 2024.1.1.
천천히 치우고, 천천히 쉬다가, 읍내 나래터를 다녀온다. 글월이나 책을 부치려고 나래터를 찾아가는데, 앞으로도 나래터를 꾸준히 드나들리라. 시골사람한테는 이 나래터가 글월집이면서 돈터(은행)이다. 큰고장에는 다른 돈터가 많다지만, 시골에서는 나래터가 한복판이라 여길 만하다. 비가 멎고서 구름바다를 이룬다. 겨울오리는 슬슬 돌아갈 즈음이다. 개구리가 깨어나고 모과잎이 돋는다. 《손석춘 교수의 민주주의 특강》을 읽었다. 새해 첫날 태어난 이 책은 새길로 가는 마음을 추스르는 길동무로 삼을 만하다. 다만, 일본 한자말 ‘민주주의’를 앞으로는 우리말로 풀어내어 어린이부터 쉽게 깨닫도록 다룰 노릇이라고 본다. 사람이 사람스레 빛나는 길이란,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으면서 나란히 걷는 ‘어깨동무’이겠지. 어깨동무를 하고 걷는 둘이나 여럿은 왼발하고 오른발도 함께 내딛는다. 어느 쪽만 앞세우지 않는다. 잘잘못은 왼오른 모두 저지르는데 어느 켠만 나무란다면, 이 나라는 외려 곪다가 곯다가 썩는다. 더 큰 허물을 나무라야 하지 않는다. 모든 허물을 나란히 나무라면서, 모든 사람이 함께 거듭날 새길을 밝힐 때라야 참길(민주)이라고 본다. 참이란, 착하고 가득차고 차근차근 천천히(찬찬히) 가는 살림길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