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3.4.

오늘말. 횃불


크고작은 일을 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아침을 알리는 빛줄기가 마당으로 드리우고 마루로 퍼져서 칸칸이 스밉니다. 아침빛을 길잡이로 삼아서 하루를 엽니다. 부엌일을 하고, 여러 살림을 건사합니다. 오늘은 다들 밥을 얼마나 먹으려나 얼추 헤아리면서 쌀을 일어서 불립니다. 넉넉히 먹을 듯싶으면 부피를 늘립니다. 모두 일어나서 오늘을 누리면 찬찬히 밥을 지어서 그릇에 담아요. 모든 나라는 고개를 넘습니다. 마을도 집도 고갯길을 넘습니다. 갈림길에 선다면 횃불을 찾을 만하고, 잿길을 넘기에 버거우면 가까이 풀밭에 앉아서 다리를 쉽니다. 어느 무렵까지 닿아도 될 테지만, 좀 쉴 수 있습니다. 길눈을 밝혀 느긋이 걸어요. 둘레를 보며 천천히 누립니다. 따로 믿거나 거룩하게 모시지 않습니다. 주제를 알면 되고, 알맞게 지으면 넉넉해요. 하늬녘에서 부는 바람을 맞이하고, 새녘으로 오르는 별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저마다 저대로 살림을 추스르면서 느낌을 담고 생각을 가다듬어 글을 써요. 이 글을 모으면 보금책을 이루는데, 사랑을 펴는 길꽃이기에 으뜸책으로 삼아요. 자, 기운을 차렸으면 다시 걸어요. 이제 거의 다 온 듯싶습니다.


ㅅㄴㄹ


만큼·만한·-짜리·가까이·거의·즈음·쯤·-뻘·새·둘레·-대로·언저리·맞다·알맞다·주제·바·녘·딴·느낌·제길·남짓·나문·무렵·안팎·앞뒤·어찌·얼마·얼마나·얼추·그릇·주머니·폭·부피·크기·크고작다·한 ← 정도(程度)


거룩글·거룩책·거룩하다·믿음글·믿음책·길잡이·길님·길잡이불·꼭두책·으뜸책·불빛·불빛줄기·횃불·빛·빛살·빛발·빛줄기 ← 바이블, 성서, 성경, 경전


나라·나라흐름·고개·고비·재·고갯길·고빗길·잿길·둘레·마당·판·누리·길·길눈·길꽃 ← 시국(時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