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10.


《외다리 타조 엘프》

 오노키 가쿠 글·그림/김규태 옮김, 넥서스주니어, 2006.3.15.



목이 잠기고 등허리가 결린다. 집일을 거의 아이들한테 맡기고서 내내 드러눕는다. 어제도 오늘도 같다. 한참 땀을 빼고 나면 조금 기운이 난다. 기운이 나면 부엌일을 조금 추스르고 눕는다. 헬렐레 해롱해롱 누워서 별을 본다. 불을 다 끄고 누워서 눈을 감아도 눈앞이 환하다. 어릴 적에는 앓아누운 자리 곁에서 온갖 깨비가 춤추는 모습을 보았다. 둘레에서는 맨눈으로 깨비를 보는 사람이 없어서 “쟤가 앓아눕더니 헛것을 보네.” 하고 걱정을 했다. 곰곰이 보면, 깨비는 늘 무슨 말을 걸거나 들려주려고 했다. 사람을 홀리거나 괴롭히려는 뜻이 아니라, 그들(깨비)이 겪고 느끼고 본 멍울과 생채기를 털어놓으면서, 새길로 건너가려고 했다고 느낀다. 《외다리 타조 엘프》를 읽었다. 이런 그림책이 한글판으로 나온 적 있는 줄 뒤늦게 알았다. 그림님이 선보인 다른 그림책도 한글판으로 나오기를 바라는데, 글쎄, 알아보거나 반길 이웃이 적을 듯싶다. 스스로 서는 길을 들려주는 줄거리이고, 마을이라는 터전에서 짓는 살림을 어떤 길로 나아갈 적에 빛나는지 속삭이는 이야기이다. 사람은 나무를 닮고 담는다. ‘나’하고 ‘나무’란 낱말이 거의 같은 얼개이다. ‘나’랑 ‘너’ 사이는 ‘너머’이다. 둘이 하나로 어우를 적에 ‘난’다.


#かた足だちょうのエルフ #おのきがく

1970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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