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8.


《셰어하우스 별사탕 키타센주 1》

 후지모토 유키 글·그림/정은 옮김, 대원씨아이, 2023.1.15.



몸살이 난다. 그래도 저잣마실을 한다. 쉬엄쉬엄 몸을 푼다. 작은아이한테 등을 두들겨달라고 얘기한다. 작은아이는 173치까지 키가 자랐다. 하루하루 껑충 크고 발도 큰다. 어깨는 아직 좁다. 오늘 저녁에는 한나절쯤 앓아눕고 난 뒤에 아이들한테 ‘아프다·앓다’가 어떻게 다른 말인지 들려주고서, ‘알다·알’하고 어떻게 잇닿는지 짚는다. 목이 아프기에 천천히 들려주는데, 큰아이는 “사람들이 말이 어떻게 태어나고 흐르는지 알면 다 즐겁게 깨어날 텐데,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하니 깨어나지 못 할 듯해요.” 하고 얘기한다. 《셰어하우스 별사탕 키타센주 1》를 읽었다. 두걸음으로 단출히 맺는데, 서넛이나 대여섯까지 더 그려도 될 만했는데 일찍 마친 듯싶다. 풀어낼 줄거리가 더 있는데 서둘러 마감했네. 모둠집에서 마음을 나누면서 새롭게 하루를 여는 길을 상냥하면서 착하게 들려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살림살이를 수수하게 여미고 펼치는 글이나 그림이 드물다. 아직 멀었을까? 아니면 마음이 안 닿을까? 이런 웃사내질이나 저런 꼰대질이 얄궂다고 까는 글이나 그림은 넘치는데, 이제는 바꿀 노릇이다. 사랑으로 빚는 하루에 사랑으로 살림하는 오늘을 속삭이는 글이나 그림을 지을 적에 비로소 온누리가 깨어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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