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멱살잡이 2024.2.12.달.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여기기에 다퉈. 마음에 맞는다고 여기면 서로 부드럽지. 마음에 맞지 않으니까 뿔이 나고 불이 나고 부아를 터뜨리다가 멱살잡이를 하거나 주먹이 오가더라. 마음에 맞지 않으니까 말을 툭툭 자르면 될까?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때리거나 차거나 괴롭혀도 될까? 왜 네 마음에 맞거나 들어야 할는지 생각하렴. “남들을 너한테 맞추”려고 하니까 마음에 맞을 수 없어. 스스로 그리는 하루를 스스로 바라보면서 펼 적에는 “남들이 뭘 하거나 안 하거”나 쳐다볼 일도 까닭도 쓸모도 없단다. 스스로 하루그림을 세우지 않으니까 자꾸 두리번거리면서 다툴거리·싸울거리·겨룰거리를 찾거든. 스스로 그리는 꿈을 이루어 가려는 사람은 다툼질에 힘을 안 써. 스스로 사랑을 짓고 베푸는 사람은 싸움질을 아예 안 쳐다봐. 스스로 살림을 펴고 나누는 사람은 누구하고도 안 겨뤄. 멱살잡이를 하는 두 사람은 스스로 서지 않는다는 뜻이야. 누가 잘못하거나 잘하는 일인 줄 가리거나 가르려 들지 마. 그저 네 하루와 앞길을 바라보면서 웃으면 돼. 네가 누리려는 삶을 하나하나 가꾸어 가는 길을 세우면서 한 걸음씩 가면 돼. 스스로 꿈이 없이 헤매거나 맴돌다가, 그만 시샘하고 미워하면서 다짜고짜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두르는 바보가 있을 적에 어떡해야겠는지 생각해 봐. 그들은 네가 똑같이 주먹을 휘두르고 막말을 뱉기를 바라는데, 그들한테 휩쓸리고 싶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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