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2.16.

오늘말. 판짜임


제아무리 잘나가더라도 하루아침에 폭삭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리도 쉽게 흔들릴 줄 몰랐다고 하지만, 헤프게 놀 적에는 기둥이 흔들리는 줄 모르더군요. 마구 덤비거나 나대는 이들은 비슷합니다. 고개숙일 줄 모르고 주제넘어요. 철들지 않은 채 곤드레합니다. 이따금 술 한 모금을 할 만하지만, 고주망태로 널뛰는 매무새라면 말을 다 했습니다. 흘러넘치는 얼뜬 모습을 스스로 고칠 때라야 비로소 다시 일어설 텐데, 넋을 차릴 마음조차 없는 듯싶어요. 사람도 땅도 매한가지입니다. 하루하루 심는 결대로 큽니다. 따사로이 가꾸니 마음에 사랑이 자라지요. 따사로이 손길이 닿으니 땅빛이 밝아요. 알뜰살뜰 여미니 마음에 꿈이 핍니다. 알뜰살뜰 손품을 들이니 땅결이 기름져요. 두고두고 짓는 틀거리입니다. 밑바닥부터 세웁니다. 오래오래 돌보는 판짜임입니다. 밑바탕부터 다집니다. 겉으로 훌륭해 보이더라도 속이 후줄근하면 껍데기일 뿐입니다. 앞서가려 할수록 비틀거려요. 비싸게 굴다가 넘어져요. 머나먼 길도 가까운 곳도 한 걸음씩 떼기에 나아갑니다. 재주만 보다가는 큰코도 다치고, 와락 가버립니다.


ㅅㄴㄹ


지나치다·너무하다·너무·넘치다·흘러넘치다·세다·끔찍하다·대단하다·마구·막·막하다·앞서가다·많다·몹시·매우·무척·그리도·퍽·꽤·길길이·썩·아주·억수·제법·제아무리·좀·크다·훌륭하다·비싸다·헤프다·주제넘다·맞지 않다·안 어울리다·널뛰다·거나하다·곤드레·고주망태 ← 과하다(過-)


길그림·길짜임·땅·땅결·땅꼴·땅생김·땅짜임·땅그림·땅빛그림·땅살림그림·땅빛·땅살림·짜임새·짜임·짜임결·틀·틀거리·얼개·얼거리·판·판짜임·판자리 ← 지적(地籍), 지적도(地籍圖)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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