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6.
《블리스 씨 이야기》
존 로널드 루엘 톨킨 글·그림/조명애 옮김, 자유문학사, 1998.5.30.
오른목하고 오른어깨죽지가 결린다. 풀고 일하고 쉬기를 되풀이한다. 올해에 태어날 《우리말꽃》 애벌손질을 마치고서 펴냄터로 보낸다. 어제오늘은 저녁나절에 기운이 다하느라 일찍 눕는다. ‘우리집 글눈뜨기’를 이틀 쉰다. ‘이웃·이무롭다(이물없다)’나 ‘딸·아들’ 같은 낱말이 어떻게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는가 하는 말밑을 가만히 풀어낸다. 그리 어렵지 않은 말밑풀이일 텐데, 뜻밖에 쉬운말을 모르거나 헤매거나 등지는 사람이 많다. 쉬운말부터 마음에 담아서 이야기를 여미는 매무새를 잃는다면, “마음을 나누는 말”이 아닌 “많이 안다고 자랑하는 소리”로 뒤바뀌게 마련이다. 《블리스 씨 이야기》를 읽었다. 옮김말에 마음을 기울였으면 퍽 재미있을 만한데, 판박이처럼 척척 찍어내듯 얄궂은 말씨가 춤춘다. 아이들도 재미없다고 하더라. 책을 덮고서 여러 달 헤아려 보았다. 오늘날은 배움터도 일터도 삶터도 ‘말다운 말’을 등지고 ‘말씨’를 짓뭉갠다. 아직 논은 비닐을 씌우지 않지만, 논에서 거두는 나락은 ‘볏짚’을 못 쓸 만큼 짜리몽땅하고 여리다. 비닐집에 갇힌 채 알만 굵어가는 낟알이나 열매가 사람한테 이바지하리라 여긴다면 바보이다. 오늘날 들숲바다가 망가진 민낯에 등을 돌려도 바보이다.
#JohnRonaldReuelTolkien #MrBliss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