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수리 부엉이의 호수
테지마 케이자부로오 글.그림, 엄혜숙 옮김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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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2.8.

그림책시렁 1336


《섬수리부엉이의 호수》

 테지마 케이자부로오

 엄혜숙 옮김

 창비

 2008.8.5.



  아기는 작고 여립니다. 작고 여린 아기는 포근하고 보드라이 품는 마음을 바랍니다. 아기를 품는 때에 이르러 모든 목숨붙이는 어버이라는 이름을 새로 얻습니다. 아기를 품기 앞서까지는 그저 몸뚱이가 좀 큰 숨결입니다. 아기는 포근하고 보드라운 보금자리에서 천천히 자랍니다. 나래힘을 펴기까지 느긋이 돌아보고, 날갯짓을 스스로 하는 날부터 어버이하고 나란히 날다가 혼자 누비는 들숲바다를 그립니다. 《섬수리부엉이의 호수》는 숲새가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지난날에는 사람들 스스로 들이며 숲이며 바다에 깃들었기에, 들새랑 숲새랑 바닷새랑 동무했어요. 오늘날에는 사람들 스스로 들숲바다를 파헤치는 터라, 모든 새를 꺼리거나 등집니다. 작고 여린 이웃한테 포근하지도 않고 보드랍지도 않다면, 우리 사람은 우리 아이들한테 어떤 손길일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새를 모르는 삶이라면 ‘둥지·보금자리’나 ‘둥글다·보듬다’ 같은 낱말을 제대로 못 쓸 텐데요. 새를 멀리하는 하루라면 ‘새·사이·틈·틔우다’도 제대로 못 쓸 테고, ‘날개·나래·날다·나·너·너머’도 제대로 못 가누겠지요. 작고 여린 사람들이 작고 여린 이웃을 헤아리면서 한 마디씩 짓고 펴던 말씨입니다. 새노래에는 삶노래가 함께 너울거립니다.


#しまふくろうのみずうみ #北の森の動物たちシリ-ズ 

#手島圭三郞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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