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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비밀 여행 ㅣ 소년한길 동화 30
미하엘 엔데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길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2.2.
맑은책시렁 304
《헤르만의 비밀 여행》
미하엘 엔데 글
레기나 켄 그림
이지연 옮김
소년한길
2002.8.10.
《헤르만의 비밀 여행》(미하엘 엔데·레기나 켄/이지연 옮김, 소년한길, 2002)은 “Der Lange Weg Nach SantaCruz”를 옮겼습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산타크루즈로 가는 기나긴 길”입니다. 책이름을 왜 뜬금없이 바꾸었는지 알쏭합니다. “비밀 여행”이 아닌 “기나긴 길”인데 말이지요. 책이름을 함부로 바꾸면 자칫 줄거리를 잘못 읽을 수 있고, 글쓴이가 들려주려는 이야기하고 어긋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아이가 엄마아빠하고 벌이는 실랑이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얼핏 엄마아빠가 제 마음을 못 읽거나 안 읽는구나 하고 여겼지만, 거꾸로 저부터 엄마아빠 마음을 못 읽거나 안 읽었을 수 있다고 깨닫는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러면서 헤매는 길인데, “헤매는 길”을 “비밀 여행”이라는 한자말로 빗댈 수 있으나, 그저 수수하게 “기나긴 길”로 적어야 알맞다고 느껴요.
좀 멀구나 싶도록 돌아갔지만, 기나긴 길을 헤매었지만, 이동안 아이는 차분히 스스로 돌아볼 겨를을 누렸고, 곰곰이 마음빛을 살피는 동안 앞으로 어떻게 꿈을 그리고 하루를 지어야겠는지 알아차리거든요.
아이도 어버이도 헤매면서 길을 찾습니다. 처음부터 빈틈없는 어버이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버이라는 이름은, 아이를 낳은 뒤부터 하나씩 새롭게 배우는 길을 나타냅니다. 처음부터 빈틈없는 아이로 태어나는 사람도 없습니다. 두 어버이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온갖 길을 헤매고 누비고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철이 들어요.
ㅅㄴㄹ
헤르만은 사람들이 “배고픈 예술”이라고 하는 것을 다 할 줄 알았습니다. 두 손가락을 입술 사이에 끼고 고막이 짖어지도록 크게 휘파람을 불 수 있습니다. 재주넘ㅁ기를 할 수 있고, 또 믿을 수 없으리만치 심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릴 수도 있습니다. (17쪽)
모두 다 떠나고 나서야, 헤르만은 킁킁거리고 재채기를 하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헤르만은 몹시 화가 났습니다. 착해지려는 결심은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86쪽)
헤르만은 고마운 눈길로 아빠를 쳐다보았습니다. 헤르만은 정말로 대단히 멋진 아빠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물론 대단한 엄마도 가졌고요. (93쪽)
#DerLangeWegNachSantaCruz
#MichaelEnde #ReginaKe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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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염력만으로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을
→ 오로지 마음만으로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을
→ 오로지 빛만으로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을
33쪽
착해지려는 결심은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 착하게 살려는 뜻은 누구 눈길도 끌지 못했습니다
→ 착한길은 누구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86쪽
헤르만은 정말로 대단히 멋진 아빠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 헤르만은 아빠가 대단히 멋진 줄 깨달았어요
→ 헤르만은 아빠가 참말로 멋진 줄 알아보았어요
9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