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31.

오늘말. 일지기


아이하고 이야기를 할 적에는 아이 눈썰미하고 마음빛을 보살피는 길을 생각합니다. 스스로 어질게 살아가는 어른으로 바라볼 적에라야 아이하고 말을 섞을 만하다고 느낍니다. 억지로 끌면 얼찬이 아닌 얼뜨기로구나 싶어요. 힘으로 끌어가 본들 스스로 힘겨울 뿐입니다. 윗자리에 계신 분들은 이녁을 머드러기로 여기면서 둘레를 이끌려고 하더군요. 끌힘은 안 나쁘지만, 윗사람 뜻에 따라 움직이는 무리는 어쩐지 갑갑합니다. 일지기란 첫째가 아니고 둘째나 셋째도 아닙니다. 나란히 서서 함께 땀흘리는 자리입니다. 그분에 따라야 하지 않고, 그님을 섬겨야 하지 않아요. 우리는 서로 다르게 님이요 임자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고 삶을 가꾸기에 빛나는 하늘인걸요. 저 높다란 곳도 하늘이고, 우리 눈높이도 하늘이에요. 어린이도 어른도 나란히 하늘빛인 높꽃입니다. 윗칸에 서기에 온으뜸이지 않아요. 윗내기라서 으뜸가지 않습니다. 풀을 품고 꽃을 곱게 안는 매무새이기에 이웃이요 동무예요.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하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살림지기로 하루를 돌보기에 사랑스러운걸요. 이 별에는 위쪽도 밑쪽도 없이 모든 곳이 가운쪽입니다.


ㅅㄴㄹ


그님·그분·어른·어르신·얼찬이·님·분·임·임자·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끌힘·이끌다·꼭대기·꼭두머리·꼭두님·머드러기·우두머리·웃머리·돌보다·보살피다·으뜸·으뜸가다·온으뜸·위·위쪽·윗길·윗무리·윗물·윗사람·윗내기·윗님·윗분·윗놈·윗자리·윗줄·윗벼슬·윗칸·첫째·첫째가다·첫자리·첫자락·첫길·첫꽃·첫빛·첫지기·첫손·일지기·일터지기·지기·지킴이·크다·높다·높님·높꽃·하늘·하늘님 ← 수장(首長·守長), 수좌(首座), 수반(首班), 수석(首席), 수위(首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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