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31.

오늘말. 모기베기


배고프니 밥타령입니다. 지겨우니 하품입니다. 조잘조잘 꼰대입니다. 잘 알지 않으면서 밀어붙이니 보잘것없습니다. 함부로 나서기에 으레 자빠지거나 무너집니다. 언제나 차근차근 짚으면서 나아가기에 설레발이 없이 즐겁게 이뤄요. 잔뜩 헛바람이 든 채로 하니까 뻔합니다. 어제하고 똑같이 하기에 나쁠 일이 없어요. 늘 하던 대로 할 수 있고, 버릇에 따라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냥 할 수 있지만, 그대로 하기보다는 다시 살피면서 새길을 찾을 수 있어요. 틀에 갇히면 맛없거든요. 칼을 쥐어 모기베기를 한다면 우스워요. 나대는 모기라면 가볍게 손등으로 톡 쳐내면 그만이에요. 모기한테 마음을 빼앗기느라 우리 꿈길을 지나친다면 엉성하거든요. 판박이는 빛없지만, 어질게 밴 손길을 살릴 줄 안다면 빛나요. 마구 들이대니까 재미없고, 수두룩한 여러 길을 헤아려 어깨동무를 이루니 반갑습니다. 스스로 짓는다면 심심할 일이 없어요. 좀먹는 줄 모르고 시늉이나 흉내에 머물기에 너절해요. 네가 앞서갈 수 있고, 내가 이슬받이일 수 있어요. 구름 너머에 있는 해를 선하게 그리고, 하늘 너머에 있는 별을 한결같이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스립니다.


ㅅㄴㄹ


늘 하다·다들 하다·버릇·배다·입버릇·흔하다·뻔하다·똑같다·같다·그냥·그대로·맛없다·맛적다·따분하다·심심하다·재미없다·졸다·하품·꼰대·보잘것없다·빛없다·함부로·마구·너절하다·후지다·선하다·숱하다·수북하다·수두룩하다·알 만하다·잔뜩·늘·노상·언제나·으레·일삼다·한결같다·틀박이·판박이·타령·곱재기·졸때기·쥐뿔·좀먹다 ← 상투(常套), 상투적


모기칼·모기베기·모기치기·설치다·설레발·나대다·앞서가다·지나치다 ← 견문발검(見蚊拔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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