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쇄를 찍자 8
마츠다 나오코 지음, 주원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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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30.

만화책시렁 615


《중쇄를 찍자! 8》

 마츠다 나오코

 주원일 옮김

 애니북스

 2018.2.14. 



  이야기를 묶은 꾸러미를 가볍게 손에 쥘 뿐 아니라 두고두고 물려줄 수 있습니다. 이야기꾸러미는 따로 ‘책’이라 하는데, 책을 다루는 책이 요즈막에 제법 나오는 듯싶어도 막상 책을 책으로 바라보면서 차근차근 짚는 책은 뜻밖에 몇 안 됩니다. 《중쇄를 찍자!》는 책과 만화책을 다루는구나 싶어 처음에 눈여겨보려 했으나, 어쩐지 그림결이 엉망진창인데다가, 일본에서 몇 손가락으로 꼽히는 큰 펴냄터 울타리에 갇히고, 자잘한 샛길로 자주 빠지다 보니, 여러모로 뜬구름을 잡다가 이따금 ‘멋부리는 말’을 슬쩍 끼워넣으려 하더군요. 붓끝이 엉성하더라도 이야기를 야물게 짜면 봐줄 만하지만, 《중쇄를 찍자!》는 뒷걸음을 그리는 동안 오히려 더 날림그림이에요. 무엇보다도 ‘책’이 아니라 ‘많이 팔기’에 치우치는데, 어떤 이야기를 둘레에 널리 펴느냐 하는 생각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냥그냥 몇몇 그림쟁이를 믿고 밀어서 잔뜩 찍자는 얼거리입니다. 《먹고 자는 마르타》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도 곧잘 붓끝이 춤추었고 줄거리가 뜬금없이 새긴 했어도, 《중쇄를 찍자!》에 대면 훨씬 잘 그렸습니다. 《서점 숲의 아카리》 발끝에 미쳐야 하지는 않지만, 앞서 나온 여러 그림꽃을 좀 배우고서 그려야 할 텐데요.


ㅅㄴㄹ


“하지만 그런 각오 없이는 자신의 작품을 그릴 수 없어요. 평생 다른 작가의 흉내나 내다 끝나겠죠. 인간의 업보나 욕망을 긍정하는 게 일본의 만화니까, 일단 자기 자신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팬티를 벗어 달라는 건 그런 뜻이에요. 마키타 씨가 자신의 작품을 그리는 데에 필요하니까.” (74쪽)


+


《중쇄를 찍자! 8》(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옮김, 애니북스, 2018)


아침에만 신문 배달을 하고 있어

→ 아침에만 새뜸돌리기를 해

→ 아침에만 새뜸을 날라

15쪽


일단 자기 자신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먼저 스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 아무튼 즐겁게 바라봐야 합니다

→ 나부터 헤아려야 합니다

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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