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


《10대와 통하는 철학 이야기》

 손석춘 글, 철수와영희, 2020.7.12.



가볍게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시골버스가 북적인다. 날도 포근하고, 시골 어린이·푸름이가 놀러다닌다. 바람이 가볍고 볕이 넉넉하다. 한겨울에 이렇게 드는 볕이란 오롯이 사랑이다. 문득 ‘고흥에서 시골버스를 열네 해째 타는데, 버스일꾼한테도 노래를 드려야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척척 새로 쓰고 옮긴다. 내릴 적에 건넨다. 저녁에는 구름이 덮는다. 겨울빛을 헤아리며 《10대와 통하는 철학 이야기》를 돌아본다. 일본사람이 엮은 ‘철학’이란 한자말을 우리말로는 어떻게 옮길 만할까? 얼핏 ‘생각’을 떠올릴 수 있되, 이보다는 ‘길·길눈·길꽃’이라는 말씨가 어울린다고 느낀다. 배움갈래 가운데 ‘철학’은 우리가 스스로 어느 길로 나아갈 적에 스스로 빛나는 사람인가를 밝힌다고 여길 만하다. 그러니 ‘길눈’이요 ‘길꽃’일 테지. 어린이는 길눈을 뜨는 나날을 누릴 적에 즐겁다. 푸름이는 길꽃을 피우는 하루를 살리면서 아름답다. 길눈하고 길꽃을 거쳐서 스무 살을 지나고 서른마흔을 가로지르는 사이에, 천천히 길빛을 일구는 삶을 누리겠지. 남이 시키는 대로 길들면 바보이지만, 스스로 나아갈 실마리를 찾는 길이라면 어질다. 새해에 갈고닦을 길을 돌아본다. 생각을 추스르고 마음을 다독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