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21.

오늘말. 코밑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할 수 있어요. 여태 암말을 안 했어도 오늘에 이르러 말 한 마디를 들려주니 고맙습니다. 언제나 기다려요. 어제오늘도 기다리고, 모레로 잇는 이곳에서도 기다려요. 코밑에 닥쳐서야 할 수 있고, 눈앞에 와도 지나칠 수 있어요. 마음이 간다면 바로 하고, 마음이 아직 안 간다면 나중에 하겠지요. 혼자 짊어지면 이곳저곳 쑤십니다. 나누어 맡으면 이래저래 수월합니다. 하늘빛은 하나이면서 커다란 빛살이니 한빛 같아요. 오늘까지 찾아온 빛은 오롯하고 오달지고 옹글어 온빛이구나 싶어요. 몸마음을 모두 돌보는 하루예요. 마음몸을 다 챙기는 살림입니다. 너하고 나를 이어요. 우리는 저마다 다른 꿈으로 나아가면서 여기에서 새롭게 만나요. 구름바다를 발밑에 두면서 날아요. 미처 날개가 돋지 않았어도 가볍게 폴짝 뛰어서 바람을 타요. 이 땅에서도, 이웃나라에서도, 온누리 어디에서라도, 나긋나긋 노래하면서 어울려요. 채 마무리를 짓지 않아도 돼요. 한창 매듭을 짓는다면 지켜볼게요. 잇닿는 손길이 반갑습니다. 잇대는 숨길이 새삼스럽습니다. 갓 지은 밥에서 모락모락 김이 오르니, 이 따뜻한 밥 한 그릇 함께 나누겠어요?


ㅅㄴㄹ


이제·여태·이때·이즈음·요즘·요새·오늘·오늘날·여기·이곳·어제오늘·얼마 앞서·늘·언제나·있다·한결같다·잇다·이어가다·잇닿다·잇대다·갓·막·바로·바로바로·아직·미처·채·한창·어느덧·어느새·눈밑·눈앞·눈앞일·발밑·코밑·코앞·코앞일·이 땅·이 나라 ← 현재(現在)


마음몸·몸마음·모두·다·오롯이·이곳저곳·이래저래·온통·온살림·온곳·온터·온판·온빛·한빛 ← 심신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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